정동영 선대위장 사퇴…비례대표 후보도 함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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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2일 밤 '노인 폄하'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동 선거대책위원장과 비례대표 후보(22번)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鄭의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세력이 다시 커져 4.15총선 이후 대통령의 탄핵을 끝내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탄핵 관철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던져서 민주주의를 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鄭의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 3당이 15일 저녁 대통령을 탄핵해놓고 승리했다고 만세 부르는 광경을 상상할 수 없다"며 "4.15 총선의 본질은 부패.수구세력에 대한 심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열린우리당 정동영의장이 12일 '노인 폄하' 발언으로 인한 당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지고 선대위원장직을 전격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그는 "선거결과에 따라 무한책임을 지겠다"며 당 의장직 사퇴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이어 "지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선 안 된다는 비장한 각오로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선거를 사흘 앞두고 鄭의장이 중도 하차함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김근태.한명숙.김진애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鄭의장은 지난 1일 노인 폄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당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자 대구.경북지역 출마 후보들로부터 퇴진요구를 받아왔다.

12일 오전에는 권기홍(경산-청도).이영탁(영주).윤덕홍(대구 수성을) 후보 등이 대구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鄭의장의 백의종군을 요구했다.

강민석.김선하 기자

[뉴스분석]뒤늦은 승부수 통할까

나름대론 승부수다. 선대위원장 사퇴는 예상됐던 바다. 그러나 그것으론 미진하다는 게 당내 여론이었다. 하려면 진작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시기를 놓쳤고 비례대표까지 내던졌다.

대신 당 의장직은 유지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그마저 던질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유권자들에게 '정동영 살리기'를 호소하는 측면이다. 정동영 의장의 깊은 고민이 배어 있는 대목이다.

이런 결론에 이르기까지 鄭의장을 둘러싼 당내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당내 강경파는 당 의장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그것마저 내놓으면 전북 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후일을 도모하기도 어렵다고 본 것이다. 鄭의장은 총선 뒤 재.보선을 통해 원내 진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鄭의장의 선택이 흩어진 민심을 어떻게 돌려놓을지 관심이다.

이수호 기자
동영상제공=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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