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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아이 아픈 곳 없나” 방학 때 건강검진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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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당신이 자녀에게 꼭 바라는 것은? 이 질문에 대다수 부모는 건강을 꼽는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건강의 중요성이 학업에 밀리는 게 현실이다. 웬만큼 아파도 방과 후 학원 교습에 보내는 어머니도 많고 ‘당장 큰 문제 없으니까’라며 치료 시기를 방학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다반사다. 자녀의 일상을 흔히 괴롭히는 반복성 복통·축농증·두통· 여드름·시력검진 등도 차일피일 미루다 어느새 개학을 맞기도 한다. 이번 방학만큼은 지금부터 준비해 자녀가 방학과 동시에 필요한 검진을 받도록 하자.

◇건강검진은 출생 직후부터=건강검진은 신생아도 필요하다. 소아과의사의 진찰만으로는 발견하지 못하는 병도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선천성 청력장애다. 신생아 때 간단한 청력 검사로 발견이 가능한 반면 방치하면 30개월은 돼야 발견되는데 당연히 언어 발달이 늦고 지능도 떨어진다.

드물지만 조기 발견해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심한 후유증을 초래하는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유전성 대사질환(페닐케톤뇨증)·선천성부신 과형성증 등도 신생아 때, 즉 출생후 48~72시간 이내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는 늦어도 생후 한 달전에 시작해야 한다. 예컨대 유전성 대사증후군은 일반 분유대신 특수 분유를,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호르몬 치료가 해결책이다. 불행히 신생아 검진에 소홀해 방치하게 되면 뇌손상·발육부진을 초래하는데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만 해도 생후 6개월 이후에 치료를 시작하면 평균 지능지수(I.Q)는 54 수준에 머무른다. 하지만 신생아 시기부터 치료하면 정상적인 어린이로 성장한다.

◇기본 건강검진은 2~3년에 한 번씩=건강하게 자라는 듯싶은 어린이도 기본 검진은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초등학교 3~4학년, 초등학교 5~6학년, 중학생, 고등학생 때 한 번씩 방학을 이용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표 참조>

물론 항목에 따라 이보다 더 일찍, 또 더 자주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도 있다. 일례로 안과 검진은 미숙아, 저(低)체중아, 시선을 잘 못 맞추는 듯 보일 때, 눈꺼풀이 처져 보이거나 눈동자가 흔들린다 싶은 경우엔 즉시 안과 진찰을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근시 어린이 역시 6개월~1년마다, 즉 방학을 이용해 매번 시력 검사를 받고 렌즈는 매번 적절한 도수로 교체해 줘야 한다. 근시는 안구 크기가 정상보다 커 물체의 상이 망막 앞에 맺혀 초래되는 병이라 안구의 성장과 더불어 20세까지 진행한다.

치과 검진도 유아기부터 6개월~1년에 한 번씩, 즉 방학을 이용해 받도록 한다.검진과 더불어 이 닦기에 소홀한 어린이에겐 치아에 불소 도포나 실란트 등의 시술로 충치 예방 대책도 세워주는 게 좋다.

◇상태별 특수검진도 필요해=우리나라 어린이 비만 인구는 10%다. 따라서 통통한 자녀를 둔 부모는 이번 방학 때 비만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고지혈증·지방간 등 비만이 초래한 건강문제를 점검해 보자. 일단 과체중이나 비만 진단이 내려지면 과학적인 식이요법·운동처방에 따라 감량을 시작해야 한다.

학업 능력도 점검해 본다. 통상 별 문제 없어 보여도 초등학교 입학 혹은 초등학교 3학년 전후로 적성검사와 지능검사를 받는 게 좋다. 그래야 자녀의 학습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진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업에 문제가 있는 어린이·청소년은 반드시 학업능력을 점검해 맞춤식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예컨대 지능지수(IQ)가 75~80정도로 낮아 공부를 못할 땐 눈높이 학습이 도움이 되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우울증 때문에 성적이 안 오를 땐 약물치료로 정서 문제부터 해결해줘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세브란스 어린이·청소년병원 김덕희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유한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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