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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의 묘미 두배로 '해설있는 연주회'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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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들어 공연장과 음악단체들이 앞다투어 「해설있는 음악회」를 마련하고 있다.예술의전당의 「금난새와 함께 하는 음악여행」「조성진과 함께 하는 오페라산책」,세종문화회관의 「금난새와 함께 하는 오페라교실」등이 그것.
93년부터 청소년음악회를 개최해 온 예술의전당은 올해도 「금난새와 함께 하는 음악여행」을 마련한다.작년과 달리 올해는「음악장르」를 집중적으로 다룬다.오는 3월16일부터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리는 이 시리즈는 오후3시와 6시로 공연횟수도 두배로 늘렸다(전석 4천원).
예술의전당은 또 오는 3월22일부터 토월극장에서 격월제로 이틀간 「조성진과 함께 하는 오페라산책」을 마련한다.「가수도 키우고 관객도 키우는」 이 오페라 워크숍은 오는 24일부터 매월1회씩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오디션을 거친 신인 성악가들의 등용문.예술의전당 음악감독 조성진씨가 오페라 연출과 방송경험을 살려 관객들을 오페라의 세계로 안내한다.
프로그램은 「오페라속의 중창」「슬픈 오페라」(3월)「오페라의러브신」「벨칸토의 세계」(5월)「베르디」「모차르트」(7월)「오페라와 문학」「파우스트」(9월)「푸치니와 베리즈모」「오페레타」(11월)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다.김덕기(서울 대교수)씨가 지휘하는 실내악앙상블이 반주를 맡고 중간에 오페라 속에 나오는짧은 기악곡들도 함께 연주된다(전석 1만원).
최근 해설음악회의 필요성을 절감한 세종문화회관도 오는 3월2일부터 매월 첫째주 토요일 오후 5시 「금난새와 함께 하는 오페라교실」을 연다.30,40대 주부를 대상으로 『라 트라비아타』『카르멘』등 유명오페라의 하이라이트를 해설과 함 께 공연한다(전석 1만원).
한편 KBS교향악단은 공연시작 30분전 지휘자가 연주곡목에 대한 해설을 들려주는 「프리 콘서트 토크」와 공연전 로비에서 소품을 연주하는 「프리 콘서트」를 개최한다.또 3~4회의 정기연주회와 특별연주회에서는 곡목 사이에 해설을 곁들 이는 시도도할 예정.
뉴욕필의 경우 음악감독 쿠르트 마주어가 청중과 대화를 나누는「필하모닉 포럼」,6~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를위한 콘서트」(오후 2시),무대 리허설을 개방하는 「오픈 리허설」(오전 9시45분)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 련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TV로 생중계됐던 번스타인의 「청소년음악회」에 영향을 받아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해설음악회는 최근 감소추세에 놓여있는 청중을 다시 공연장으로 불러들이고 「미래의 청중」을 개발하기 위한 것.
그러나 해설자가 짧은 시간동안 청중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든다면 오히려 거부감을 줄지도 모른다.또 청중이 무엇을 원하는지에대한 철저한 연구 없이 흥미위주의 피상적인 해설은 오히려 지루함을 주기 십상이다.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말라든지 하는 금기사항만 교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해설이 위주인 음악회니까 음악은 대충 연주해도 된다는 생각도금물.음악회에 가면 왠지 주눅이 들고 흥미가 없는 청중들을 개조하는 것이 해설음악회의 목적이라면,연주회 형식도 바꿔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성진 음악감독은 『청중을 가르칠 생각은 전혀 없고 오페라 감상을 돕는 「관광가이드」 정도로 생각해 달라』며 『관객이 직접 보고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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