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서 9시쯤 통보받은 현대아산 2시간여 지나서야 통일부에 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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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이 사망한 11일 서울 계동 현대아산 사무실에서 직원<右>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현대아산이 북측으로부터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실을 통보받은 지 두 시간이 지나서야 통일부에 알린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대아산 측은 “이날 오전 9시20쯤 북측 명승지종합개발 지도국으로부터 ‘해수욕장 통제선을 벗어난 지점에서 관광객 사고가 났다’는 통보를 처음 받았다”며 “상주 직원이 연락을 받자마자 현장으로 달려가 오전 9시40분쯤 시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아산이 통일부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한 것은 두 시간이 더 지난 오전 11시30분쯤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 현지에 있던 남측 의사에게 추가로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의사가 현장에 도착해 검안 검시를 하기까지 기다려 최종 확인 작업을 거치느라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고 설명했다.

또 금강산 내 온정각에 있는 사무실은 사고 현장에서 20㎞ 떨어진 곳이라 상주 직원이 도착하기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20여 분이 걸린다는 해명이다. 이 같은 확인 작업을 모두 마치고 현지 직원이 서울의 현대아산 본사로 처음 보고를 한 시간은 오전 11시였다고 한다.

현대아산 측은 “지체된 두 시간이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활동의 제약을 받고 있는 북측 지역에서 일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부족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종종 발생했던 실족사·돌연사 등 일반 사고는 주변에 일행이 있어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워낙 특수해 진상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아산 측이 숨진 박씨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처음 인지한 것은 이날 오전 7시40분쯤이었다고 한다.

일행이 관광 시작 시간까지 박씨가 나타나지 않자 현대아산 측에 행방불명 신고를 했다. 현대아산 측은 곧바로 소재 파악에 나섰지만, 북측이 오전 9시쯤 구두로 박씨의 사망 사실을 통보했다.

현대아산은 박씨가 묵었던 금강산 현지 호텔의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4시30분쯤 로비를 홀로 빠져나가는 장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측은 이날 오전 4시30분~5시에 사고가 났다고 현대아산 측에 설명했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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