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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 다지며 안전山行 기원-시산제 시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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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산이 좋아 산을 찾는 등산객에게 가장 큰 바람은 무사고 산행이지요.』 고원산악회 이무송(李茂松.54)회장은 한해의 무사고와 회원들 가정에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 산제라고 말한다.
산제는 크고 높은 산보다 낮고 아담한 산중턱에서 정상을 바라보며 지내는 것이 특징이다.눈위에서 치러지는 행사라고 해 설제(雪祭)라고도 부른다.
대부분 눈내린 12월부터 시작해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는 3월까지 계속된다.산제 장소로 예전에는 서울근교의 축령산.검단산.마리산.유명산등 해발 7백~8백안팎의 산을 많이 이용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화천 두류산(9백92).반암산(8 백32),원성군 명봉산(5백99),괴산군 성불산(5백20)등 조금 먼곳으로도 산제 산행을 떠난다.산행단체들은 산제를 연중 최대행사로 꼽는다.단체마다 평소보다 많은 1백50~2백명의 회원이 참가한다.각 단체들이 등산장비나 생활용품등의 기념품을 주고 떡.막걸리를 마련해 잔치다운 푸짐한 회원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많은 회원들이 참여한다.올해는 고원산악회가 스패츠,남사당.거북이.정암산악회가 보온병,한솔산악회가 배낭외에 아이젠과 타월등을 준비했다.산제는 돼지머리와 떡. 명태를 정성스레 차려놓은 하얀 제상앞에서 술잔을 올리며 개인의 건강과 가정.사회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문을 읽는 것으로 진행된다.제문은 환자들에게 건강을,처녀.총각들에게는 좋은 짝을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등의 풍자와해학이 곁들 여지는 경우도 있다.창호지에 자신의 기원을 써넣고소원을 빌며 하늘에 소지(燒紙)를 날리는 것으로 산제를 끝낸다.일부 산악회에서는 산제를 미신이라고 거부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보다 회원간의 친목과 자연보호를 다짐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에 서 유쾌하고 명랑한 산악인들의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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