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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공간 연출로 명품 고객을 만들어주는 은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기 진짜 은행맞아?”

미국 오레건 주 포틀랜드에 있는 움프쿠아 뱅크를 찾는 고객들은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눈을 의심하게 된다. 호텔 로비에 들어선 게 아닌지 착각할 정도다.

중소 규모의 지방은행이었던 이 곳은 2006년부터 은행에 카페 개념을 도입하여 인테리어나 서비스 수준을 호텔급으로 끌어올려 금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 세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움프쿠아 은행 CEO 레이 데이비스가 ‘매력적인 은행’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것은 2003년. . 은행의 고유의 금융 서비스는 기본이고 인테리어와 조명을 업그레이드 하여 고객이 머물고 싶은 공간을 창조해 고객으로부터 최우수 서비스은행으로 평가 받기도 하였다.

이 은행의 목표는 독특한 스타일 변화를 통해 고객들의 마음 속에 독자적인 은행 브랜드를 심어주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은 시도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좀처럼 잘 드러내지 않지만 빠르게 변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독특한 가치를 컨셉트로 한 최상의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실 기존 은행은 투자, 저축, 대출, 보험 등 기본적인 은행 업무를 포함한 기업금융과 개인금융이 전부였다. 하지만 움프쿠아 은행은 브랜드의 가치와 특징을 공간적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자인을 통해 색다른 은행 경험을 제공했다.

움프쿠아 뱅크

커피도 마시며 잡지도 읽고 웹 서핑도 하는 은행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은 은행이란 공간을 자신을 피곤하게 느끼게 하는 공간으로 생각했다. 자동현금지급기보다 은행 텔러와의 직접 상담과 대면 접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움프쿠아 은행은 바로 이런 점에 착안했다. 고객이 주인이 되는 은행 공간을 꾸민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 회사 ZIBA와 손을 잡고 독특한 은행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보였다.

“sip, surf, read, bank” (커피를 마시며 인터넷 서핑을 하며 잡지를 읽으며 은행 업무도 보는 곳)

움프쿠아 은행이 고객들이 은행에 계속 남아 즐길 수 있는 공간의 컨셉트를 제공하기 위해 내세운 슬로건이다. 또한 은행 바깥에 내건 LCD 스크린 화면을 통해 이 슬로건으로 잠재 고객에게도 움프쿠아 은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널리 알렸다.

은행 업무가 아니더라도 지나가다가 호기심 때문에 움프쿠아 은행에 발을 처음 들인 고객도 많다. 이 슬로건을 읽으면서 은행에 들어서면 잠시나마 돈에 대한 생각에서 해방된다. 그리고 은행 텔러를 만나기 전까지 VIP 대접을 받는 느낌이다. 상류층이 드나드는 호텔이나 뷰티샵 못지 않는 실내 공간에서 고객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읽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고 금융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고객은 은행 업무를 보는 가운데 컴퓨터가 놓인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이 커피는 움프쿠아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커피다.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녔다.

고객이 좀 더 편안한 공간에서 여유 있게 자신의 재무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움프쿠아 은행의 가치관이 확연히 드러난다. 텔러들이 앉는 자리를 고객보다 낮게 함으로써 고객을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은행 공간 한쪽에 ‘그린 스페이스(Green Space)’라는 뱅크 스토어는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상품권이나 선물 카드를 판매한다. 고객은 움프쿠아 뱅크의 독특한 분위기에 취해 그곳에 진열되어 있는 제품을 보고 소비 욕구를 느끼게 된다.

무료 CD 배부에 음악 공연까지

움프쿠아 은행은 지역사회 공헌에도 다양한 활동을 제공한다. 은행 영업시간 이후에는 독서 클럽, 바느질 클럽, 영화상영 및 금융 세미나를 위해 장소를 제공한다. 또한 주차장이나 학교 주변에 아이스크림 트럭을 마련해 청소년이나 일반 시민들에게 무료로 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

또한 지역사회 음악산업 성장을 위해 보다 더 확장된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움프쿠아 은행은 포틀랜드의 음악 마케팅 회사 럼블피시와 제휴해 그 지역에서 재능은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무명 음악인들의 214곡 노래가 실린 CD를 제작했다. 움프쿠아 은행 계좌를 새로 개설하는 고객들에게 CD를 무료로 나눠준다. 젊은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움프쿠아 뮤직프로젝트

디스커버 로컬 뮤직 Discover Local Music’(DLM)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고객과 감성적 교감을 나누는 기회다. 재능 있는 지역 출신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움프쿠아 브랜드의 음악을 은행 안에서 연주하거나 틀어주기도 한다. 음악 사업으로 수익도 창출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고객만 즐거운 것이 아니다. 움프쿠아 뱅크는 직원들에게도 일할 맛이 나는 쾌적한 공간이다. 이들은 “매일 아침 일하러 오는 것이 즐겁다”고 입을 모은다. 일터에 대한 직원의 만족감과 애착이 클 때 양질의 고객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윤정현 대학생 인턴기자(동국대 경영학과 4학년) , 김영실 인턴기자(동덕여대 데이터정보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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