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겉과 속이 다른 미국 유권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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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에서도 보수성향이 짙은 아이오와주의 주도 데모인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소도시 에임스시.중산층이 주로 사는 이 마을 주민 27명이 11일 저녁 한 가정에 모여 활발한 「정치토론회」를 가졌다.
12일의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두고 열린 이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각 후보들을 놓고 밀짚투표로 불리는 스트로폴을 실시했다.그리고 그 결과를 놓고 서로 토론했다.그들은 취재하러 간일본기자 3명과 벨기에기자 1명,한국기자 1명이 차례로 묻는 질문에 각자의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치과의사인 도널드 굿의 집에 모인 이들 주민들은 8명이 민주당원이고 나머지 19명은 모두 공화당원이다.
민주당원들은 한결같이 빌 클린턴대통령을 지지,8표로 단연 다른 공화당후보들을 앞섰다.
17명의 공화당원 투표결과는 스티브 포브스와 라마르 알렉산더가 각각 5표로 가장 많았고 보브 돌이 4표,필 그램이 2표를얻었다.리처드 루가와 패트 뷰캐넌은 각각 1표를 얻었다.
투표이전의 토론에서 참가자 대부분은 돌이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임자라는 견해를 피력했다.모의투표결과는 예상밖이었다.이는아이오와주 전문여론조사기관들이 돌의 단연 우세를 예고한 것과도사뭇 판이했다.투표에 참가한 사람들 역시 의외 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투표가 결코 12일의 코커스 결과를 그대로 예고한것은 아니지만 아이오와주 중산층들이 돌과 뷰캐넌에게 식상했음을보인 것으로 분석됐다.알렉산더는 후반 약진하고 있으나 포브스처럼 선거캠페인에서 추진력을 갖지 못해 후보지명획득 가능성에서 제외될 인물이다.
남는 가능성은 포브스다.구시대인물이 아닌 새로운 지도자를 찾고 있음을 밝힌 이날 모임 결과는 12일의 코커스 결과를 사뭇기다려지게 했다.
풀뿌리민주주의를 자랑하는 미국에서 겉으로 하는 말과 실제 투표로 하는 말이 서로 다른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새로운 지도자를 찾는 사람들의 본심은 겉으로 떠벌리지 않고 투표로조용히 표현되고 있는 것 같았다.
〈데모인에서〉 진창욱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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