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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자 5명 "바둑"誌 인터뷰서 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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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이창호시대는 과연 언제까지 갈까.또 이창호를 격파할 유망주를꼽는다면 그는 누구일까.
한국기원이 발행하는 월간『바둑』2월호가 이 질문을 가지고 조훈현9단.서봉수9단.유창혁7단.양재호9단.최규병7단등 바둑계랭킹 2~6위 5명을 인터뷰했다.그 내용을 요약해본다.
◇조훈현9단=『최소 10년은 간다.창호바둑은 특히 끝내기가 강한데 이 부분의 강점으로 전반적인 우위에 서고 있다.내 눈엔현재의 프로기사중에선 창호를 꺾을 사람이 안보인다.』(曺9단은올해 국민학교에 진학하는 광주의 김지석군을 4 점에 지도한뒤 창호와 겨룰만한 기재를 발견했다며 좋아한 일이 있다.이창호를 흔쾌히 1인자로 인정한 점도 주목된다) ◇서봉수9단=『현재로서는 신예기사보다 꿈나무쪽에 가능성이 더 있다.꿈나무가 크려면 10년,당장 비슷한 실력의 인재가 나타나도 3년은 걸린다.변수가 없는한 최소 5년간은 건재할 것이다.이창호는 그러나 일본의요다(依田)9단과 고바야 시(小林光一)9단,중국의 녜웨이핑(섭衛平)등 뒷심좋은 외국기사들에게 성적이 나쁘다.올해 이창호의 바깥나들이에 주목한다.』 ◇유창혁7단=『창호는 완벽하게 바둑적인 성품을 타고났다.지독하게 바둑을 좋아하고 자나깨나 바둑만을생각하고 바둑외의 일은 모른다.생활 자체가 바둑으로 그냥 연결된다.마음의 수양도 대단한 참으로 묘한 친구다.정상으로 올라가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는데 이 점은 曺9단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양재호9단=『짧으면 10년,길면 20년 간다.또래들보다이세돌(13)초단 정도의 연령층에 희망이 있는데 그들이 과연 이창호만한 정신적인 재주(기술적인 재주가 아니라)가 있느냐가 문제다.오늘 이 순간에도 창호의 바둑은 늘고 있다.
이창호는 바둑의 신이 인간에게 내린 실험샘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그의 적수는 중국에서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최규병7단=『1인천하는 10년,정상그룹형성까지 20~25년은 거뜬할 것이다.실력이 계속 느는 이창호를 25세이상에서 무너뜨릴 가능성은 5% 이내다.앞으로 5년내 최대적수는 유창혁7단.
조훈현9단은 지금처럼 전면전을 펼쳐■는 체력때 문에 승산이 없고 시합을 줄여 목표를 집중 공략한다면 2~3개 타이틀은 회수하리라 본다.신예중에선 최명훈4단이 가장 위협적이다.』 80년대에 장수영.서능욱.김수장.강훈.백성호로 이어지는「도전5강」그룹이 있었다.이들은 그러나 조훈현왕국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서봉수란 수문장에게 걸려 번번이 좌초했다.윤성현5단.최명훈4단.김성룡4단.이성재3단.목진석2단등 5명을「신 도전5강」으로 꼽을수 있는데 이들이 지금 이창호를 대면하려면 통과가 거의 불가능한「조훈현초소」를 반드시 거쳐야한다.
曺9단은 이창호를 키웠고 하산시킨 후에도 1년에 30여판씩 전력승부로 단련시켰다.이렇게 급성장한 이창호를 또 曺9단이 보호(?)하고 있으니 또래들은 이창호를 꺾기는 고사하고 얼굴구경하기도 어렵다.이창호 역시 자신의 적수를 묻자 『 어린 후배인이세돌.조한승(14)이 치고 나오면 위협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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