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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의 혈당 조절 신비 풀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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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그런가 하면 인슐린은 혈당이 높아지면 분비돼 혈당을 낮추고, 혈당이 어느 정도 떨어지면 인슐린 분비량이 적어진다.

인체는 이런 유사한 주기적 작용이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전자는 ‘양성 되먹임’, 후자는 ‘음성 되먹임’이다.

포스텍 시스템생명공학부 최윤섭(박사과정·사진)씨가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이런 생체 주기는 음성과 양성 되먹임이 공존할 때에 더욱 안정하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생체회로의 주기를 조절하는 원리를 알아낸 것이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4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이에 따라 인공적으로 설계하는 생체회로의 안정성을 높여 생물 발효, 호르몬 생산 등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생명체는 심장 박동이나 세포 분열, 생체 시계 등 대부분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주기가 안정되지 않으면 생명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미생물로 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경우도 이런 주기가 불안정하면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생체 주기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다.

2000년 미국 프린스턴대학 스태니슬라스 리블러 교수팀이 유전자 세 개로 색깔이 나타나는 인공 생체 회로를 만들었으나 그 주기가 불규칙했다. 그 때도 원인을 알지 못했다.

최씨는 컴퓨터 가상 실험으로 그런 원인이 음성과 양성 되먹임이 공전하지 않고,음성 되먹임 시스템만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음성 되먹임은 예를 들어 인슐린 농도가 높으면 낮추게 하고, 낮으면 일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더 분비하는 것을 말한다. 인체는 대부분 이런 시스템이다. 그러나 옥시토신처럼 소량의 옥시토신이 대량으로 계속 늘어나도록 하는 것은 양성 되먹임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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