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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박지은, 서봉수도 눌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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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대항전에서 여류팀의 벼랑 끝 반격이 매섭다. 박지은 9단(右)이 서봉수 9단마저 꺾고 3연승한 뒤 복기하고 있다. [사이버오로 제공]

‘서봉수(55) 선에서 끝날 것이다’고 했으나 박지은(25)은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자였다. 여류팀 마지막 주자인 박지은 9단이 시니어팀의 강자 서봉수 9단마저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벼랑 끝에 선 여류팀 최후의 반격이 ‘여전사’ 박지은에 의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박지은 9단 앞엔 아직도 조훈현 9단, 김일환 9단, 양재호 9단 등 시니어 강자 3명이 남아 있다.

20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2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대항전 제20국에서 흑을 쥔 박지은 9단은 두텁게 포진을 짠 뒤 뒤 백의 엷음을 차근차근 공략하는 안정적인 전법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300수, 흑 6집반 승). 이 시합 전날(19일) 조대현 9단과의 대결에서는 대마가 사활에 걸려 시종 고전했던 박지은이었다. 비록 역전승을 거두긴 했으나(흑 1집반 승) 하도 힘겨운 승리라서 서봉수 9단에겐 어렵겠구나 하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날의 박지은은 딴판이었다. 전날의 실패를 반성한 듯 두터운 포석과 서두르지 않는 공격을 적절히 배합하며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판을 압도해 나갔다. 서 9단은 발 빠르게 실리를 취한 뒤 타개에 나서는 전형적인 전법으로 맞섰으나 몇 번의 잔 실수가 나온 것이 치명적이었다.

박지은 9단은 다음주 16일 시니어팀의 양재호 9단과 대결한다. 여기서 이긴다면 17일엔 김일환 9단. 이마저 제친다면 23일 시니어팀의 마지막 주자인 조훈현 9단과 맞서게 된다. 한국 여자 바둑 사상 최초로 입신에 오른 박지은이 과연 어디까지 연승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해는 여류 팀이 시니어 팀을 압도했고 막판 시니어 팀의 마지막 주자 조훈현 9단이 6연승을 거두며 추격했으나 다름아닌 박지은 9단에 져 우승컵을 내줘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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