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있는요리>문향영씨의 '버팔로 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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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하루가 다르게 서양 음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요즘 아이들 입맛.어른들이 햄버거니,피자니 하는 보통명사에 그럭저럭 익숙해질라치면 아이들은 그중에도 닭튀김은 「핫윙」이라는 둥,햄버거는 「와퍼」라는 둥 특정 브랜드에서 붙인 알지도 못할 이 름을 고집하고 나선다.이쯤되면 세대간의 입맛 차이는 언어.문화의 차이로걷잡을 수 없이 벌어진다.아이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의 메뉴를 엄마가 먼저 집에서 만들어 내놓는 화해(和解)는 어떨까.주부 문향영(文香映. 서울용산구한남동.35)씨가 소개하는 버펄로 윙은 닭날개를 튀겨 핫소스와 버터를 묻히기만 하면 되니 제법 간단하게 신세대 엄마 노릇을 할 수 있는요리다. 文씨가 남편의 유학시절 7년동안 생활한 곳이 바로 버펄로 윙의 원조인 미국 뉴욕주 버펄로시.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눈이 내릴 만큼 겨울이 긴 지역이라 대문밖을 나서기 귀찮은 겨울밤이면 피자와 함께 가장 즐겨 먹는 간식거리가 바 로 버펄로 윙이었다.남편이 친구들과 맥주 한 잔을 곁들여 스포츠 중계를 볼 때면 매콤한 맛이 안주감으로도 제격.특히 유학시절동안 미식축구 슈퍼보울에서 버펄로 팀이 4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웃들과 매년 응원에 열을 올렸던 것도 그 시절 잊지 못할 추억이다.
버펄로 윙의 유래에는 여러가지 설(設)이 분분하다.文씨가 들려주는 그 중의 하나.『왜 우리풍습에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준다고 하잖아요.미국서도 그런건 꼭 아니겠지만 어느날 먼 데사는 사위가 버펄로의 장모를 갑자기 찾아왔더래요 .급한 마음에있는 재료로 소스를 만들어 닭튀김을 차려냈는데 무척 맛있게 먹었다나요.』 文씨가 기억하기에 미국에서 파는 버펄로 윙의 가격은 20개에 우리 돈으로 3천원 남짓.우리 물가가 전반적으로 비싼 탓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파는 버펄로 윙은 너무 비싼 것같다』고 덧붙인다.
▶재료=닭날개 20개,샐러리 1대,당근 1개,버터 2~3큰술,핫소스4~6큰술,마요네스 적당량,소금 1작은술,후추 1작은술,식용유 ▶조리법=①닭날개에 소금.후추를 뿌려 밑간을 해둔다 ②버터 2큰술을 전자레인지나 중탕법을 이용해 녹인 후 핫소스 4큰술을 넣는다.이보다 더 매운맛을 원하면 버터 2큰술에 핫소스 6큰술,덜 매운맛을 원하면 버터 3큰술에 핫소스 4큰 술을넣는다 ③1백80도의 끓는 기름에 닭날개를 넣고 15분간 튀겨낸다 ④뜨거운 닭날개를 냄비에 넣고 버터와 섞은 핫소스를 끼얹은 뒤 뚜껑을 꼭닫고 흔들어 버무린다 ⑤샐러리와 당근은 손가락크기로 썬 뒤 마요네스를 곁들여 튀긴 닭과 함께 차려낸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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