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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있는요리>박영주씨의 전자레인지 약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손위 시누이에게서 배운 솜씨로 약식을 처음 만들던 날 주부 박영주(朴鈴珠.33.서울서초구잠원동)씨는 이 옛말이 옳다는 것을 실감하고 말았다.朴씨가 만든 약식은 시루에 찌는 대신 전자레인지에 익힌 것만 제외하고는약식 고유의 맛 그대로.단지 제과점 케이크처럼 작게 덜어 은박지컵에 담아 내놓았을 뿐인데 평소 약식은커녕 웬만한 떡 종류도본체만체하던 두 아들이 반색을 하며 달려든 것이다.큰아들 원일이가 『다섯 개는 내 것』이라고 지 레 욕심을 낼 때만 해도 朴씨는 속으로 『괜히 저러지』 싶었는데 두 아이는 앉은 자리에서 네 개씩을 먹어치웠다.
이 「보기 좋은 떡」이 이후 아이들 선생님이나 이웃들에게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끌었음은 물론.한번은 회사동료들과 간식하라고남편 출근길에 한 상자를 싸서 보냈더니 글자 그대로 『히트를 쳤다』고 朴씨는 자랑한다.피자를 시켜먹고 난 상 자는 마침 깊이도 적당해 컵약식을 포장하기에 제격이다.
자랑끝에 『사실 분당에 사는 큰시누이에게서 배운 것인데…』하고 요리솜씨의 내력을 털어놓는다.시누이는 한식.일식.양식 가릴것 없이 꾸준히 요리강습을 듣고 와서는 올케에게 강습비도 받지않고 이것저것 아낌없이 전수해주곤 한다.
朴씨가 아는 사람들에게 곧잘 선물하는 피칸파이며 크림케이크는시누이에게 가르쳐 달라고 졸라서 배운 것.약식은 어느 날인가 갔더니 시누이가 먼저 『올케에게 가르쳐주려고 찹쌀 담가놨다』며가르쳐 준 것이다.덕분에 한번 식탁위에 만들어 놓으면 오며가며한입에 집어먹는 맛에 두 아이는 우리 전통 입맛과 친해질 기회를 갖게 됐다.朴씨는 『전자레인지로 하니까 조리과정도 간단하고,분량만 지키면 절대 실패할 염려가 없다』면서 꼭 만들어보기를권한다. ▶재료=찹쌀 540,물 360,중백당(황설탕) 50,흑설탕 40,간장 3큰술,참기름 2큰술,꿀 30,계핏가루 약간.밤.대추.잣.건포도 적당히.
▶조리법=①찹쌀은 씻어 물에 담가 5~6시간 불린다②설탕.간장.기름.꿀.계핏가루를 한데 섞는다③채에 건져낸 불린 찹쌀에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서 10분간 강(强)으로 조리한다④다시 밤을 섞어 8분간 강에서 조리한다⑤여기에 ②와 채 썬 대추.건포도를 넣고 10분간 강으로 조리한다⑥전자레인지 작동이 끝난 후 바로 꺼내지 말고 3~5분간 내버려 둬 뜸을 들인 뒤 꺼낸다⑦완성된 약식을 은박지컵에 담는다(아이스크림 푸는 둥근 주걱을 쓰면 좋다)⑧잣을 보기좋게 얹어 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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