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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외교관가족 잇단 망명 在中한국인 危害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주중(駐中)한국대사관은 17일 잠비아주재 북한 외교관가족 망명등으로 인해 『북한측이 제3국에서 우리 국민을 해치거나 납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든 한국인,특히 한국인 자녀들의 신변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지침을 재중 한국기업체 모 임인 한국상회및 각 지역 한국유학생회에 긴급 통보했다.
대사관은▶밤늦게 혼자 다니거나▶가라오케.나이트클럽등 유흥업소출입을 자제하고▶지방여행시 동행자를 확보하며▶긴급사고에 대비한비상연락망을 구축하는 등 행동지침 7개항을 예시했다.
대사관의 긴급 지침은 지난 12일 길림성 연길에서 발생한 한국인 김영진(金泳鎭.49)씨 피살사건의 배후에 북한의 개입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측이 이처럼 의심하는 대목은 金씨가 암암리에 목회활동을했다는 점과 金씨의 살해범이 대단한 전문가라는 추정이다.
연길에서 민안식당을 운영중인 金씨는 지난 12일 오후7시30분쯤 자신이 사는 아파트 5층 입구에서 괴한에 의해 심장부위를날카로운 흉기에 찔려 피살됐다.
중국공안당국은 현장조사결과 金씨가 갖고 있던 2만5,000위안(약250만원)이 그대로 있는 점으로 미뤄 원한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한국대사관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대사관측은 현지인들을 통해▶金씨가 선교활동을 해왔고▶범인의 살해수법이 프로급으로 파악되면서 단순 원한피살사건으로 보기에는 미심쩍은 대목이 너무 많다는 의혹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 또 범인이 金씨의 거액 현금에 손도 대지 않았고 특히 金씨가 조용한 성격과 대인관계가 원만해 金씨가 원한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을 현지에선 의심하고 있다는 것.
이를 종합해 볼때 북한측이 지난해 7월 안승운(安承運)목사 납북에 이어 그와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는 金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사관의 시각이다.또 북한이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원 부인등의 한국망명에 대한 제3국에서의 대남보복을 시도할 경우 가장 편리한 활동무대가 바로 중국이라는정황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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