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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강한’자동차 냉각팬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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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상반기 특허기술상 수상자들과 주최 기관 대표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송필호 중앙일보 대표, 조경석 부장, 이정익 박사, 이영화 대표, 유태근씨, 전지환씨, 고정식 특허청장.[사진=안성식 기자]

상반기 특허기술상 대상(세종대왕상)은 자동차 엔진 냉각용 팬을 개발한 한라공조에 돌아갔다. 특허청과 중앙일보는 이를 포함, 네 부문 수상자를 선정해 26일 특허청 서울사무소에서 시상식을 했다. 두 곳이 공동 주최하는 특허기술상은 1년에 두 번 우수특허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세종대왕상=한라공조 조경석 부장팀(민옥렬·박창호씨 등)은 자동차 엔진 냉각용 팬의 소음을 확 줄이고, 소음 때문에 팬 크기를 일정 규모 이하로만 만들어야 하는 제약을 해결했다. 이를 위해 팬 날개를 물결 무늬처럼 구불구불하게 만들고, 팬을 고정한 중간 부분에서 소음이 사그라지게 설계했다. 이렇게 해서 소음을 기존 팬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또 팬을 키워도 소음이 그만큼 커지지 않는다.

조 부장은 “이 제품이 개발되기 전에는 자동차에 팬이 두 개 들어갔지만 이제 한 개만 설치하면 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한라공조의 팬은 해외에서 엔진용 냉각 팬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팬은 기아자동차의 전 차종을 포함해 국내 13개 차종에 들어간다. 또 지금까지 357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리고, 23억원의 기술료를 받았다.

◇충무공상(2위)=일본 도카이대 의대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에 있는 이정익 박사에게 돌아갔다. 귓바퀴 연골세포를 캡슐로 만들어 이식 때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 발명품이다. 인공 물질을 쓰지 않고 세포 자체를 면역격리막으로 사용해 원천기술로 분류된다. 캡슐을 만들 때 인슐린 분비작용을 하는 췌도세포를 사용하면 당뇨병 등 난치병 치료에 긴요하다.

수상자 선정 위원회는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독창적인 특허”라고 평가했다. 또 장기 이식용 세포를 구하지 못해 질병치료를 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석영상(3위)=지석영상에는 두 건이 뽑혔다. 이영화 ㈜아솔 대표이사의 ‘입체 수술용 복강경’과 유태근(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석사과정)씨의 ‘3차원 조명용 백라이트 유니트’다. 이 대표의 복강경은 카메라 한 대로 인체 내부 목표지점 5㎜까지 근접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종전엔 입체영상을 만들려면 두 대 이상의 카메라가 필요했다. 입체 내시경은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꼽힌다. 유씨의 발명은 8㎜ 두께의 박막이다. 전력소비가 적고 수명이 길다. 기존 형광등 조도의 70~80% 수준으로 5만 시간 이상 쓸 수 있어 조명기구의 일대 혁신으로 기대된다.

◇정약용상(디자인)=장식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을 만든 태주조명연구소㈜ 의 전지환씨가 수상했다. 유리로 윗면을 만든 원반 형태의 조명등으로, 속에는 LED가 들어 있다. 원반을 거꾸로 놓으면 간접조명 효과를, 바르게 놓으면 액세서리를 갈무리하는 소품 역할을 한다.

글=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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