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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새인물 迎入방식 문제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바야흐로 정치개혁 시대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새 인물 맞기에 경쟁적으로 분주하다.새 정치를 위해 젊은 정치세력이 자연스레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치엘리트 순환과정이다.그러나 최근 영입과정을 보면 바람몰이 인기영합식이고, 1회용 소모적 영입으로 그칠 수 있다는 문제점을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새 인물 영입방식은 대충 세가지 스타일이다.「TV권」「운동권」「기업권」영입방식이다.
TV권에선 인기탤런트나 뉴스앵커맨들이 대거 새 정치인물로 영입되고 있다.
탤런트나 뉴스진행자라면 적어도 10년이 넘게 그 분야에서 피와 땀을 쏟아 이룩한 전문직이다.특히 뉴스 진행자라면 보도의 공정성과 신뢰를 담보로 이룩되는 자리다.세 방송국의 네 앵커맨이 한꺼번에 영입의 우선 당첨권을 받았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언제나 「앵커맨=국회의원」이라는 등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이렇게되면 정치가 언론을 유혹의 대상으로 삼고,언론이 정치에 추파를던지며 부화뇌동할 새 계기가 될 위험을 내포한다.
「운동권 영입」은 본란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듯 보수정당의 입지(立地)를 기본적으로 흔들 위험이 있다.또 아무런 여과장치없이「운동권 학생회장=개혁세력」이라는 인식이 만연하면 학생회장선거전은 국회의원 예비선거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고,운동권 곧 출세라는 해괴한 풍조까지 일 것이다.
특히 여권에서 추진중인「기업권 영입」은 대기업의 인력과 자본력을 한꺼번에 빌린다는 기막힌 장점(?)이 있다.수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한 지역의 기업대표를 후보로 내세우면 사원과 가족들이 돈과 표를 일치단결해 몰아줄 것이라는 약은 계산이 작용했을 수 있다.이는 기업을 내세워 대리선거를 치르자는,정경유착의또 다른 위험을 안고 있다.
자기 전문분야에서 유망한 사람들을 무리하게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는게 당사자나 나라를 위해 과연 유익한 것일까.정치판 물갈이를 얕은 꾀를 동원해 임시방편으로 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방향에서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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