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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후쿠오카 ‘국경 초월 경제권’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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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산시가 일본 후쿠오카(福岡)시와 초광역경제권 형성을 추진하는 것은 ‘도시국가’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두 도시가 국경을 초월한 경제권을 구축함으로써 도시국가로 성장하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게 부산시의 복안이다.

허남식 시장은 올 3월 8일 후쿠오카시를 방문해 두 도시의 초광역경제권 구축에 합의했다. 한 달 전 후쿠오카시가 부산시에 두 도시를 연계한 단일 관광권 형성을 제안하자 이를 경제분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어 두 도시는 4월과 5월 두 차례의 실무협의를 거쳐 8월 부산에서 열릴 ‘부산-후쿠오카 포럼’에서 두 지역의 초광역경제권 형성에 관해 공동 발표를 하기로 했다. 10월엔 ‘경제협력협의회’ 창립 총회를 후쿠오카에서 개최한 뒤 분기마다 두 도시를 옮겨가며 열기로 했다. 이 협의회는 양측 시와 상공회의소·연구소 등 5∼7개 기관이 각각 참여한다. 또 분야별 협력사항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양측은 협의회 발족과 동시에 구체적 사업을 펼치기 위해 공동 협력사업으로 무엇이 타당한지 알아보는 연구용역을 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이미 추경예산에 3억원의 용역비를 편성했다. 후쿠오카시도 추경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두 지역은 초광역경제권 구축을 위한 세부적인 협력사업 방안을 내년 2월 내놓을 계획이다.

두 도시는 관광 분야에서는 이미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5월 후쿠오카의 ‘돈타구 축제’에 부산시가 참여했고, 이달 20일부터 부산에서 열린 대한민국축제박람회엔 돈타구축제가 답례했다. 관광 분야 교류 20주년인 2009년엔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두 지역을 단일 관광권으로 묶는 사업은 올 10월부터 본격화한다. 양 도시를 잇는 관광상품이 개발되고, 공동 로고·마크 및 홍보 동영상, 응용 상품 등의 제작 작업이 이뤄진다. 공동 로고·마크 등의 디자인과 이를 응용한 상품 개발은 후쿠오카시가 담당하고, 홍보 동영상과 사용 매뉴얼 제작은 부산시가 맡는다.

초광역경제권 구축에 부산의 정계·경제계도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5월 일본을 방문한 ‘부산-규슈 초광역경제권 추진 부산대표단’엔 김형오 의원 등 정치인과 신정택 상의회장 등 경제인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부산과 후쿠오카는 국경을 초월한 경제·문화·교육권으로 동북아의 새로운 상생 발전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며 “자동차와 조선업 중심의 부산권과 자동차 부품산업이 발달한 규슈권은 산업 분포도가 비슷해 협력의 접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강진권 기자

◇후쿠오카=일본 규슈(九州) 북부에 위치한 면적 4968㎢의 현. 인구 500여만명으로 기타큐슈(北九州)의 상업·공업·행정·문화의 중심지. 일본 4대 공업지대의 하나로서 철강·화학·유리·시멘트·금속·기계·고무·인쇄출판이 발달했다. 부산과는 20년 전부터 교류하고 있다. 부산~하카다를 2시간50분 만에 주파하는 쾌속선이 하루 10여 차례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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