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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로비 百態-실세찾아 애걸서 엄포형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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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각당의 공천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선량 지망생들의 공천경쟁도 불이 붙었다.이들은 4월11일의 본선에 참가하기 위한 「예선」,즉 공천 통과에 안간힘이다.반면 각 당이 대폭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어 현역위원장의 수성(守成)노력도 만만치 않 다.공천을 얻어내려는 눈치싸움은 읍소형에서 공갈형까지 다양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가장 흔한 경우가 「읍소형」이다.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위층에 매달리는 유형이다.요즘 신한국당(가칭)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 사무실은 이른 아침부터 문전성시(門前成市)다.몰려드는공천지망생들 때문이다.
공천자가 다른 사람으로 확정됐다는 소식등을 듣고 황급히 상경한 경우 등은 거의 필사적이다.姜총장의 모습이 보이면 우르르 몰려들어 『시간 좀 내달라』고 하소연한다.경남의 한 공천 경합자는 姜총장의 옷깃을 잡고 통사정한 끝에 「운좋게 」 5분 남짓 면담하기도 했다.
…공천 경합자들은 『안되면 무소속으로 나가겠다』는 엄포도 서슴지 않는다.이른바 막무가내「공갈형」이다.
경기도 안산을에서 국민회의 후보로 재야출신 천정배(千正培)변호사와 경합중인 한충수(韓忠洙)전지구당부위원장은 『공천에서 배제되면 가만히 안 있겠다』고 공언한다.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태세다. 신한국당 경북 예천지구당원 5명은 지난 5일 김윤환(金潤煥)대표와 姜총장을 방문해 진정서를 내놓았다.현역 지구당위원장인 반형식(潘亨植)의원이 공천을 못받으면 당원 121명이 집단 탈당하겠다며 경합자인 황병태(黃秉泰)전중국대사를 비 난하는진정서다.이날 부산중구(위원장 鄭相千의원)에서 올라온 당원들도주민 1만7,000여명이 서명한 진정서에서 『선거구가 없어지면집단 탈당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각 당내 실세들의 집과 사무실을 은밀히 찾아다닌뒤 『내락 받았다』며 바람몰이를 하는 유형도 있다.이른바 「잠수함형」이다. 공천때만 되면 실력자들의 집에 몰려드는 사람들이 이 부류다.자민련 후보로 서울지역 출마를 희망하는 P씨는 최근 김종필(金鍾泌)총재를 독대한 사실을 당내에 흘리며 공천실무팀을 압박하고 있다.
…신한국당 공천을 꿈꾸는 경북 청송의 A씨와 울진의 B씨는 각종 기관의 여론조사 자료와 지지자 명단을 당에 제출했다.여기에는 지역 지명도,문중.동문회 규모,경쟁자와의 당선 가능성 비교표까지 수록돼 있다.
경기도 이천의 신한국당 이희규(李熙圭.42)전도의원은 6일 다른 경합자 두명과의 비교자료표를 돌렸다.
이들은 읍소형이나 공갈형과 달리 자신의 당선가능성을 자료로 제시한다.「물증제시형」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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