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이미지 개선 제스처-올림픽 참가결정 북한의 속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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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북한이 전격적으로 애틀랜타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것은 대외관계개선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
북한은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지난해 11월15일로 정해진 애틀랜타 올림픽 엔트리 신청 마감일자를 침묵속에 지나친뒤 그동안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그러나 북한은 이처럼 마감 시한을 50일지난 지금 공식 참가의사를 밝힘으로써 심각한 식 량난,정치적 불확실성등 계속되고있는 내부문제의 개선여부와는 관계없이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사실상 북한의 애틀랜타 올림픽 참가는 지난해부터 어느정도 예견돼 왔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의사를 밝히지 않고있는 북한에 참가 초청서를 보냈고북한은 이틀후『고려중』이라는 답변을 보내와 올림픽 출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은 북한 최고실력자인 김정일에게 편지를 보내 선수단 파견을 호소했지만 북한의 참가 결정에 역할을 했는지는 불투명하다.
이에앞서 북한은 지난해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 모두 102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즉 93년10월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 최종예선전(카타르)이후 모습을 감춘 국제스포츠 무대에 다시 선을 보임으로써 올림픽 출전 가 능성도 엿보였다. 북한이 애틀랜타 올림픽에 참가한다 하더라도 전체종목에서예선전을 거치지 않아 예전처럼 대규모 선수단 파견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에 IOC에 강세종목인 체조.유도.사격.육상.역도등 5개 종목의 출전 쿼터배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북한은 축구.핸드볼.체조등 이미 예선전이 끝났거나 진행중인 종목에는 참가가 어려울 것이며 아직 예선전이 남아있는 복싱.레슬링.탁구.육상등의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IOC가 허용할 경우 사격.체조등 일부 종목의 와일드카드를 받아 한두명의 선수를 참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105명의 선수단을 파견,복싱.체조.탁구.역도.레슬링등 8개 종목에 출전해 금 4개.동메달 5개를 따내 종합순위 16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제정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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