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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인터넷 고교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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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별도의 교사(校舍) 없이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인터넷 고교'가 오는 9월 일본에 등장한다.

이시카와(石川)현 미카와초(美川町)에 '본부'를 둔 이 학교는 홈스쿨링(재택학습)의 선발주자인 미국 워싱턴주의 알자 인디펜던스 고교와 제휴해 졸업생에겐 일본은 물론 미국의 정규 고교 졸업자격까지 인정된다고 도쿄(東京)신문이 6일 보도했다.

규제완화의 시범 사례로 일본 정부가 '구조개혁특구'로 지정한 이 학교는 학기당 일정 시간 이상 등교해 수업을 받아야 하는 방송통신 고교와 달리 교사와 대면해 수업을 받는 경우는 전혀 없다.

대신 학생들은 카메라가 부착된 컴퓨터로 24시간 담임 교사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영어.수학 등 필수과목 이외에도 아르바이트나 여행체험 등으로 성적을 딸 수 있다. 이 학교를 설립한 '@러닝'주식회사는 "20~30대 젊은 교사가 담임이 돼 1인당 20명 이하의 학생을 철저하게 지도한다는 점에서 퇴직 교사 등이 한 사람당 200명씩 담당하는 통신고교와 다르다"고 밝혔다.

개교 첫 해엔 고교 중퇴자나 집단따돌림 등으로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30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르면 2년 만에 졸업할 수 있으며 1년간 학비는 70만~80만엔 정도로 예상된다.

'@러닝'측은 광통신 해저케이블이 육지로 연결되는 지역인 미카와초에 대용량의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동영상 수업자료 등을 전송할 계획이다.

중.고생의 등교 거부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인터넷 고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육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점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심리 상담사인 도미타 후지야(富田富士也)는 "지금 당장 학교 다니기 싫다는 이유로 인터넷 고교를 선택하는 것은 장애물을 스스로 낮춰 통과하는 것과 같다"면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장래에 많은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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