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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경부고속도 서쪽 들썩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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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경부고속도로 서쪽 수도권이 아파트 건설 등으로 왁자지껄하다. 분당 신도시, 죽전.동백지구 등 경부고속도로 동쪽에 집중됐던 개발 바통을 수원.화성.오산 등이 이어받은 것이다. 수도권 남부지역의 아파트 개발이 2기에 접어들면서 경부고속도로 서부개발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인엑스플래닝 길연진 소장은 "교통여건 개선, 서해안 배후도시 역할 증대, 넓은 개발지 등의 요인을 안고 있는 서부권이 앞으로 주택 수요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권역에서는 분당 신도시 개발 이후 죽전.동백.신갈.구갈 등 택지지구에서 4만여가구의 주택이 공급됐다. 앞으로는 용인시 구성읍 구성지구와 보라지구에서 9000여가구만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반면 경부고속도로 서쪽의 경우 수원~평택 라인에서만 올해부터 2006년까지 14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차례로 공급된다. 주택업체들이 온통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개발 촉매제는=교통 여건 개선이 아파트단지 공급을 자극하고 있다. 수원을 지나 천안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복복선 전철화는 서울 접근성을 높이면서 일대를 주거단지화하고 있다. 철도청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서울~천안 간 복복선 전철화가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오산과 평택에 4개 역이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전철 신분당선이 수원 화서역까지 17km 연장되는 것도 서부권 개발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용인 상현동과 수원 이의동이 개발 혜택을 받게 됐다. 여기에다 과천~의왕~병점간 고속화도로도 제 기능을 발휘하면서 서남부 수원의 주거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경기도는 이 고속화도로를 8차로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화성시 병점과 오산시가 수혜권이다.

평택에는 미군기지 이전 재료가 기다린다. 주거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오산과 평택에서의 아파트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어디가 개발되나=경부고속도로 서부권 개발의 큰 중심은 수원 이의동의 경기첨단행정도시, 화성 동탄 신도시, 오산 미니 신도시, 평택 장당 등 8곳의 택지지구다. 여기에다 화성 태안.병점과 오산 원동 등지에서도 민간 개발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공급된다.

수원 이의동과 용인 상현동에 조성될 행정 신도시에서는 2만여가구의 아파트가 2006년께 분양을 시작한다. 신분당선 연장선이 통과함으로써 교통여건이 좋아진다.

동탄지구는 5월 말께 시범단지에서 9개 업체 6000여가구가 분양되는 것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3만7000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서울 양재~영덕~동탄간 고속화도로가 건설됨으로써 교통 편의성이 확보된다.

경부선 복복선 전철화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은 오산과 평택. 오산에서는 올 상반기 중 대림산업이 원동 충남방적 부지에서 2400여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쏟아내는 것을 비롯, 민간사업지에만 1만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내년 말께는 오산 미니 신도시로 조성되는 세교지구에서 1만6000가구가 차례로 공급된다.

◇부동산 시장도 들썩=수도권에서 개발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데 힘입어 땅값이 강세다. 특히 화성시는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되기 이전인 지난 2월까지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화성시 태안읍과 봉담의 관리지역 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논밭은 평당 150만~18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0~50% 올랐다. 오산시 원동과 가수동의 물류센터.공장용 부지도 1년 전보다 50% 이상 올라 평당 150만~2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JMK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화성과 오산은 교통여건 개선이라는 재료를 업고 아파트 개발사업지와 물류창고용 부지를 찾는 수요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시장은 비교적 잠잠하다. 지난해 10.29 대책 이후 매수세가 줄어든 탓도 있으나 신규 아파트가 공급 대기 중이어서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분양에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시 태안읍의 주공그린빌 등은 입주를 앞두고 있음에도 분양권 시세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다만 경부선 복복선 전철화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는 오산의 경우 분양권 값이 약간씩 움직이고 있다. 오산 수청동 우미이노스빌 34평형은 1억8500만~1억9800만원으로 석달 전보다 1000만원 올랐다. 오산시 가수동 K공인 관계자는 "수원에 직장을 둔 실수요자들이 찾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오산과 화성 일대는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기 때문에 천천히 내집마련을 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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