財系,'2세시대'본격 개막-30대그룹 세대교체 현황.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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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내 재계에 창업 1,2세대간 경영권 교체작업이 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창업주시대를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창업 2,3세대 시대의 막을 열고 있다.
올해 재계에서는 그룹총수들의 세대교체가 어느 해보다 활발하게일어나 LG.쌍용.삼미에 이어 지난 28일에는 현대그룹의 2세경영체제가 출범했다.
내년초 3세 경영체제로 넘어가는 코오롱과 2세로 넘어가는 한보그룹을 합하면 30대그룹중 6개 그룹의 경영권이 불과 1년새창업 후대로 넘어가는 셈이다.
특히 현대그룹의 2세 경영권승계는 그룹총수가 고령인 다른 그룹들의 세대교체 일정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30대그룹중 창업 1세대가 아직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룹은 대우 등 9개에 불과하다.
70%에 해당하는 21개 그룹이 이미 세대교체를 마쳤거나 확정지은 셈이다.
대우등 9개 그룹중에서도 총수가 60대 중반 이하로 아직 왕성한 사업의욕을 보이고 있는 대우.선경.고합.동부그룹을 제외하고 나머지 그룹들은 조만간 경영권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롯데.한라.우성건설.극동건설 등 5개 그룹 회장들의 평균 연령은 75.4세다.
한라그룹은 둘째 아들 몽원(夢元)씨 중심의 후계구도가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들은 최근 가속되고 있는 2,3세 경영체제의 출범을 기대와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다.
창업세대에 비해 더 합리적이고 비권위주의적인 경영스타일로 재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회장체제의 출범이 자칫 50~60대 유능한 전문경영인들의 대량해고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함께 하고 있다. 창업세대와는 달리 온실에서 성장한 2,3세 회장들이 국제화의 거센 격랑 속에서 그룹의 성장발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강한 추진력을 발휘할지 의문을 표하는 재계 관계자들이 많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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