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발언’네티즌 열띤 공방 “균형 잡힌 토론의 계기 삼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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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문열씨가 17일 촛불집회를 비판하자 정치권과 인터넷 공간에선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대부분 이씨를 적극 옹호하거나, 아니면 강하게 비판하는 보수·진보 논객 간의 찬반논쟁이었다. 그러는 가운데 “이씨의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균형 잡힌 토론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에선 나왔다.

◇“타당한 지적”vs“망발”=한나라당 의원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언급하기를 조심스러워했다. 그렇지만 “이씨가 맞는 말을 했다”는 긍정론이 대부분이었다.

보수 논객 출신인 전여옥 의원은 “일부 표현이 과격했지만, 이 작가의 의견 중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더라”며 “그중에서도 일부 강경 네티즌들이 전체 인터넷 문화를 대변하는 현실에 대한 지적은 타당했다”고 말했다. 뉴라이트계 이론가인 같은 당의 신지호 의원도 “이씨의 주장처럼 촛불집회에 ‘배후’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면서도 “초기와 달리 최근의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라는 곳은 ‘반(反)대한민국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씨의 발언에 발끈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촛불집회는 국민의 건강 주권을 지키기 위한 평화적인 의사 표현”이라며 “이씨가 미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 미국 시민권자가 다 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한국의 촛불문화와 디지털 세대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도 “이씨가 하는 이런 한심한 얘기에 국민이 동의해 줄지 의문스럽다”며 “이씨의 발언은 국민이 지금 뭘 요구하는지,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망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씨에게 ‘그 더러운 입을 다물라’고 말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수구 앞잡이”vs“애국자”=인터넷 공간은 더 뜨거웠다. 이씨의 발언이 알려지자 촛불집회의 ‘본산’ 격인 인터넷 다음 아고라(agora.media.daum.net)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자유토론방에는 불과 한 시간도 안 돼 이씨와 관련된 글이 수백 개 올랐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두 번 다시 이씨의 글은 읽지 않겠다”(ID 참나무) “이씨는 수구들의 앞잡이”(ID 알비레오)라며 이씨를 비판했다.

특히 이씨가 “(지나친 촛불집회에 맞서)의병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네티즌들의 반발이 심했다. ‘루시퍼’라는 ID를 쓰는 한 네티즌은 “쇠고기 침입에 대항하는 촛불이야말로 민의에 의한 의병이 아니냐”고 이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이씨의 주장에 동조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ii’라는 아이디로 남긴 글에서 “좀 지나친 표현은 있지만 이씨의 말은 바른말”이라며 “촛불집회에는 순수 시민과 이를 이용하는 세력이 섞여 있다”고 주장했다. ‘jms1383’란 네티즌도 “이문열님, 당신은 진정 나라를 위하는 분”이라며 “의병이여 일어나라”는 댓글을 남겼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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