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촌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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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고려대 교수들이 학교 정문 앞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고대 교수의회는 학교 정문 앞 일대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건의문을 지난 주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의장 등 4명에게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건의문에는 교수 630여 명이 동참했다.

재개발 예정지인 동대문구 제기동 일대(1만4000여 평)는 오랜 세월 고대 주변 명물로 자리잡아 온 ‘막걸리촌’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0월 이 지역 주민 상당수가 ‘주택이 노후돼 재개발이 필요하다’며 구청에 재개발 심의신청서를 냈다. 구청에서는 1000가구 규모의 16층짜리 아파트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수의회는 건의문에서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본교 앞 재개발 계획은 개발 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과 시공사를 위한 개발 방안에 불과하다”며 “재개발은 ‘창의문화도시’인 서울에 어울리도록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의회 총무를 맡고 있는 하태훈 법대 교수는 “재개발 예정지역은 단순히 고대 주변이 아니라 고대와 연구기관 등이 어우러져 100년 이상을 함께한 공간”이라며 “초고층 아파트보다는 주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이는 지역 주민의 재산권을 침해하자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어울리게 개발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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