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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프랑스 친환경 기업들 “고유가 안 무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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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프랑스 우체국 라 포스트가 도입한 전기 자동차. 2012년까지 3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살인적인 고유가에도 느긋한 프랑스 기업들이 있다. 일찌감치 ‘에너지 절감·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 기업들이다. 프랑스의 주간 파리지앵 에코노미가 16일 이런 기업들을 소개했다. 프랑스 우체국 라 포스트는 특히 운송 비용이 많이 드는 회사다. 매년 우편물 운송에 드는 연료비만 1억5000만 유로(약 2400억원)에 달한다. 지점과 영업장도 많다. 총 지점 면적이 800만㎡여서 조명과 난방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런 기업의 특성상 유가 폭등은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이산화탄소(CO2) 줄이기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체질 개선을 한 것이 요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우선 교체 대상 차량 1만 대 가운데 500대를 전기 자동차로 바꿨다. 5년 안에 전기자동차 비율을 1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우편물을 배달할 때 이용하는 소형 이륜차도 300대를 전기차로 바꿨으며, 2012년까지 3만 대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 전국의 지점은 친환경 에너지 절약 건물로 개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억 유로를 투입했다. 그 결과 몽테리마와 포의 2개 지점은 이미 ‘탄소 제로’ 영업소로 변신했다. 화장실 물은 빗물을 활용하는 등 영업장의 전기와 물, 난방을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금융회사 크레디 아그리콜은 최근 몇 년 동안 직원의 이동거리 축소 계획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회사에서 조사한 결과 전 직원의 연간 출퇴근 이동거리가 1300만㎞에 달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동의 아래 주거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배치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하루 평균 이동거리가 22㎞에서 18㎞로 줄었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도 향상됐고, 고유가 시대에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는 게 회사 측 반응이다. 이 회사는 또 파리 본점의 영업용 자동차 35대를 모두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당 CO2 배출량이 120g 미만이어서 유가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제약회사 사노피는 수출용 약품 운송 수단을 항공편에서 선박으로 전환했다. 이 회사 운송담당자는 “배로 실어 나르면 비행기에 비해 30분의 1 비용으로 가능하다”면서 “해외 화물의 경우 80%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한편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컨설팅 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하면서 낭비되는 부분이 없는지를 점검받으려는 기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컨설팅 비용은 소규모 회사가 3000유로(약 480만원), 대기업은 15만 유로(약 2억4000만원) 정도다. 한번 점검으로 에너지 누수점을 찾으면 금세 본전을 찾을 수 있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자문회사 ‘베리타스’의 에너지 최적화 담당자는 “지난해 에너지 컨설팅을 100건 정도 했는데 올해는 이미 1분기에 10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고유가 시대에 주목받는 프랑스 기업들

■라 포스트

- 영업용 자동차 500대 전기자동차로 교체(5년 내 1만 대로 늘릴 계획)

- 배달용 이륜차 300대 전기차로 교체(5년 내 3만 대로 늘릴 계획)

- 전국 지점과 영업장 친환경 절전 모드로 공사 중

■크레디 아그리콜

- 직원들 출퇴근 거리 1인당 하루 평균 22㎞→18㎞로 줄여

- 본점 차량 35대 모두 120g/㎞ 미만인 친환경 차만 운용

■사노피

- 약품 수출 운송수단 비행기에서 선박으로 교체(비용 80% 절감)

■로레알

- 에너지 절약형 자동차로 교체하는 직원에게 보조금 지급  

※자료:파리지앵 에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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