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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항공사 살아남기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유럽연합(EU)에 항공사들의 「살아남기」경쟁이 한창이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EU 출범 이후 역내 국가간 취항이 허용되는데다 97년엔 EU역내국 항공사들이 다른 나라 국내노선에도 취항할 수 있게 되는등 EU항공시장이 점차 자유화되기 때문.
국경없는 전쟁이 벌어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영국 항공사들.프랑스의 에어 프랑스나 스페인의 이베리아항공,그리스의 올림픽 에어라인 등이 정부로부터 엄청난 보조금을 받는 반면 영국항공사들은 정부지원이라곤 한푼도 없는 자유경쟁체 제다.
우선 소규모 항공사들이 시장환경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나섰다.이들이 내세운 전략은 요금을 최대한 낮추는 대신 그만큼 승객서비스도 최소화하는 것.
영국 류튼에서 글래스고까지 운행하는 이지제트 여객기가 대표적인 예로 공짜점심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오히려 기내에서 땅콩.
맥주.커피를 판다.
이지제트는 또 팔린 티켓에 대해 10%씩 지불하는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팔지 않기로 했다.예약 1건당 2달러50센트를 아끼기 위해 컴퓨터 예약시스템도 사용하지않는 대신 모든 예약을 전화로만 받는다.
이지제트 여객기는 또 탑승객들에게 좌석이 지정된 탑승권을 발부하지 않는다.탑승객들은 공항에서 크레디트 카드를 제시,플라스틱 탑승권을 받아 비행기에 오르고 일단 탑승해서는 원하는 자리에 가서 마음대로 앉는다.사용한 탑승권은 다시 사 용할 수 있도록 내리기 전 반드시 회수한다.
승객들이 직접 원하는 자리에 가서 앉는 이 방법은 이지제트보다 규모가 큰 라이어네어사도 채택했다.나쁜 자리에 앉게 될지도모른다는 우려로 승객들이 제시간에 탑승구에 나타나게 되고 출발지연에 따른 비용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방식의 장점이다. 이지제트와는 달리 라이어네어사는 비행기 안에서 음식은 팔지 않고 술만 판다.음식물 판매는 필연적으로 쓰레기를 생산하고이렇게 되면 기내청소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이 라이어네어측의생각이다.
소규모 항공사들이 갖가지 기발한 방법을 개발해 항공료 인하경쟁에 불을 당기자 브리티시 미들랜드나 에어 유케이같은 중대형 항공사들도 요금을 조금씩 내리고 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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