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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시리즈]⑩ 짐 나르는 로봇 수송병 '빅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하이테크 로봇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www.bostondynamics.com)사는 지난 3월 최첨단 견마(犬馬)형 군 수송로봇 ‘빅독(Big dog)’ 을 공개했다. 개 모양의 이 로봇은 100㎏이 넘는 짐을 싣고서도 험준한 산길을 뛰어다니고 빙판길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사람이 발로 차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관절도 유연하다.

리틀 독

빅독은 차량이 다닐 수 없는 험한 지형이나 위험한 지역에서 군수품을 수송하기 위해 개발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사는 빅독을 개발하기 위해 미 국방부 산하 고등기획연구원(DARPA)으로부터 약 100억원(10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빅독은 생체모방형 로봇(bio-mimetics robot)이다. 개나 말 등 네 발 달린 짐승의 근육과 관절을 기계적으로 분석해 로봇에 적용했다.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데 연료의 분사방식도 심장에서 피를 공급하는 것과 비슷하다. 연료탱크에서 가솔린을 고압으로 압축해 신체 각 부분에 있는 독립된 실린더로 분사한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밸브의 피스톤 운동으로 로봇을 움직이는 동력을 낸다. 로봇에는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한 ‘기울기 센서’ 등이 신체 각 부분에 붙어 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이 센서를 적절히 통제하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고 달릴 수 있다. 머리가 없어 기괴한 모습이지만 무거운 짐을 지고 험한 산길을 달리는 것을 보면 첨단 로봇기술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로봇은 길이 1m, 높이는 0.7m, 무게 73㎏으로 몸집은 큰 개나 작은 노새와 비슷하다. 하지만 최대 154㎏에 달하는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이 로봇은 MIT공대가 국방고등기획연구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 개발을 시작했으며 1992년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이를 인수해 완성했다. 수송용 로봇으로 개발됐지만 탑재되는 장비에 따라 정찰이나 수색용으로도 활용할 수도 있다.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이 로봇에 폭약을 실으면 무시무시한 자폭형 무기도 될 수 있다.

미 국방고등기획연구원은 이와는 별도로 160억원(약 1600만달러)를 들여 ‘리틀 독(Little Dog)’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리틀 독은 길이 30㎝, 높이 14㎝로 치와와 만한 개 로봇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제작한 리틀 독 기본 플랫폼을 미국 내 6개 대학이 경쟁을 통해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MIT, 스탠퍼드, 펜실베이니아, 남캘리포니아, 카네기 멜론, 플로리다대 등 6개 대학 로봇 연구소가 참여했다.

2008년 현재 2단계 개발이 끝난 리틀 독은 초당 4.3㎝ 속도로 7.9㎝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앞으로 초당 7.1㎝의 속도로 10.9㎝의 장애물을 넘는 3단계 과제가 남아 있다. 개발에 참여한 각 대학은 학교의 명예를 걸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군은 이 로봇을 위험 지역의 정찰과 수색에 활용할 계획이다.

글=주기중 기자, 동영상ㆍ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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