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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이후 첫 부부 상면 장인 안부 물어-단식23일째 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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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찰병원에 이송.치료중인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단식이 25일로 23일째를 맞았다.83년 가택연금중 민주화를 요구하며 벌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단식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때를 맞추기라도하듯 부인 이순자(李順子)씨가 全씨 구속후 처음으로 이날 오전11시25분 재국(宰國)씨등 아들 삼형제와 함께 全씨를 면회했다.
쥐색 목도리에 검은색 코트와 바지 차림의 李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을 회피한채 7층 병실로 곧바로 올라갔다.李씨는시종 눈을 밑으로 향한 어두운 표정이었다.
李씨와 동행해 全씨를 면회한 민정기(閔正基)전청와대비서관은 李씨가 당초 全씨의 단식 중단을 권유하려했으나 구속이후 처음 상면한 감격(?)때문인지 막상 두사람은 한동안 말을 나누지 못했다고 전언.다만 이날이 全씨의 장인 이규동(李圭 東)씨의 생일이어서 全씨는 장인의 건강과 안부를 물었다고 전했다.
한편 全씨는 병원 관계자들에게 앞으로 40여일간 단식을 더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눈길.한 병원 관계자는 『全씨가 지난 23일자 모일간지의 칼럼에서 세계최장 단식기록이 382일인데 자신도 최소 60일 정도는 할 수 있 지 않겠느냐고 농담을 했다』고 귀띔.
全씨는 현재 독서를 중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밤낮 구분없이 잠에 빠지는 시간이 늘고 있으며 거의 누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全씨의 장남 재국씨는 『부친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한계 감량 체중을 60㎏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원래체중보다 17%나빠진 61㎏까지 떨어진 상태며 단백질이 급격히 분해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병원 관계자는 全씨가 폭주족들의 오토바이 굉음은 물론,병실밖의 슬리퍼 끄는 소리에도 잠을 깰 만큼 신경이 예민해져 있으며체중감소및 갑상선 기능 저하로 높은 실내 온도에도 불구하고 몹시 추위를 타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병원측은 「돌발사태 방지」를 위한 각종 대안 마련에부심하고 있다.
병원측은 현재 설탕.소금.위장보호제등 생명유지 필수물질을 녹인 물을 하루 1,600㏄정도,비타민과 염화칼륨.소화제등은 수시로 공급하는 한편 특별 진료반을 구성,3~4시간마다 한번씩 회진하며 全씨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
진료 책임자인 병원 이권전(李權鈿)진료1부장은 『全씨는 주사처방은 물론 쌀뜨물이나 미음처방도 거부하고 있다』면서 『본래 체중의 20%이상이 빠지면 한계체중에 도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표재용.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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