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總選 공산당 157석 압승-주가노프 연립정부 구성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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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7일 실시된 러시아 선거의 지역구 개표결과가 공산당의 압승으로 완료됐다.또 정당별 비례대표도 총 225개 선거구중 192개 선거구의 개표가 끝나 전체 의석분포(총550석)가 사실상확정됐다.
이에따라 러시아 정치권은 서서히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으로 달아오르고 있다.공산당은 22일 오후 현재(한국시간)지역구에서 58석,정당별 비례대표 선거에서 21.
99%로 99석을 얻어 157석을 확보했다.
정당별 득표에서 9.65%로 3위를 차지했던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우리집-러시아」당은 지역구에서 10석을 추가 총 54석으로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의 자유민주당은 비례대표 선거에서11.4%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지역구에서 1석밖에 확보하지 못해 총 51석으로 3위로 밀려났다.
〈도표참조〉 러시아 정치권은 이번 총선 결과가 6개월 앞으로다가온 대선과 어떤 상관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공산당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보다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게 보다 더 큰 기회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는 한때 지지도 2%라는 수모를 겪은 옐친대통령이 건강문제가 있지만 총선에서 그의 카리스마적 지도력에도전할 인물이 등장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가장 강력한 위치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대선의 경우 러시아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지도자를 지지하는 보수적 성향을 보여 옐친이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만약 옐친이 당장 출마하면 25~30%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진영에서 옐친을 포기할 경우 한때 잊혀졌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대통령이 새롭게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대두되고 있다.
최근 조사는 그가 서방을 안심시킬 수 있는 옐친의 유일한 대안으로 당장 출마할 경우 15~25%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총선전 강력한 후보였던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옐친의 불출마선언 이후에나 고려될 인물로 전락했고 야블로코블록의 그리고리 야블린스키는 민주진영 전체가 밀어줘도 15%의 지지를넘지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또 지리노프스키는 「너만은 안된다」는 강한 견제로 10%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가노프는 공산당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가 없어 아직 유동적이다.
그러나 주가노프는 21일 옐친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길 원하며 옛소련 형태의 연방공화국으로 회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주가노프는 옐친 대통령과 그의 막료들의 전횡에 제동을 걸기 위한 헌법개정과 연립정부 구성을 촉구,연정참여를 통한 입지확대에 나서 어떤 돌풍을 몰고올지 예단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변수는 이번 총선에서 보여준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율이다.정치에 무관심한 입장을 보였던 러시아의 젊은이들과 지식인층이 대거 참여한 이번 투표율은 비록 정당 난립과 개혁파의 분열에 의해 많이 희석됐지만 대선에서 만약 민주진영이 단일후보를 내세울 수만 있다면 개혁파 후보에게 몰표를 안겨다줘승리를 보장해줄 것으로 개혁파들은 전망하고 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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