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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몰린 전창진 TG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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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04 프로농구 통합챔피언에 도전하는 TG 삼보의 꿈이 가물거린다.

정규리그에서 사상 처음 40승(14패) 고지를 밟아 2년 연속 챔피언 타이틀 획득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상 챔피언결정전이 시작되자 원주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1.2차전을 KCC에 모두 내줬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지고도 챔피언에 오른 예는 1997~98시즌 현대 걸리버스(KCC 전신)가 유일하다. TG 삼보가 예상 외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정규리그 때 경기당 평균 18.67득점으로 팀 내 득점 1위였던 앤트완 홀과 3점 슈터 양경민의 극심한 난조다. 홀은 1차전에서 9득점, 2차전에서 8득점에 그쳤고 양경민은 각각 5점과 7점을 기록했다. 두명의 포워드가 올린 득점(합계 29점)이 KCC '캥거루 슈터' 조성원의 득점(2게임 37점)에도 미치지 못한다.

둘째는 파울 트러블. LG와 오리온스가 맞붙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오심사태가 발생한 뒤 심판들의 휘슬은 한층 날카로워졌다. 수비동작에서 규정 외의 소극적인 접촉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7~8명의 선수만을 기용하는 TG 삼보는 9~10명을 투입하는 KCC에 비해 적극적인 수비를 하지 못한다.

데이터 농구에 능한 KCC 신선우 감독은 이런 상황을 잘 이용하고 있다. 신감독은 "골밑슛을 내주더라도 TG 삼보의 외곽슛을 봉쇄하면 승산이 있다"는 전략을 썼다.

KCC는 홀의 전담수비수로 힘과 탄력이 좋은 정재근 외에 서영권 등을 집중 투입, 홀의 힘 빼기에 성공했다. 홀은 뜻밖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짜증을 부리다가 1차전 전반 2점, 2차전 전반에는 무득점에 그치면서 팀의 구멍(홀)이 되고 있다.

TG 삼보 전창진 감독은 "힘의 농구에 우리가 밀렸다. 1대 1 매치에서 어느 한 곳도 우세한 곳이 없기 때문에 3차전에선 전술의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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