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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꺾었다" 현대서 1억 풀자…"77연승 대단해" 삼성도 보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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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투어 77연승을 달리던 삼성화재 배구팀이 현대캐피탈에 일격을 당한 지난달 28일.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에게 회사에서 뜻밖의 연락이 왔다. "77연승의 선수단에 최고의 포상을 하라"는 그룹 상층부의 지시가 있었다는 소식. "연승이 깨지고서야 그간 해낸 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알게 됐다"는 설명도 있었다고 한다. 액수는 숨겼지만 신감독은 "삼성화재에 근무하면서 이만한 포상은 없었다"고 말해 꽤 두둑했음을 시사했다.

예상 못한 벼락 포상의 단초는 현대캐피탈이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겨울리그에서 삼성화재에 26연패 끝에 1승을 거두자 회사 측에서 '너무 기쁜' 나머지 포상금 1억원을 내놓았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삼성 상층부에서 "26번 지다 한번 이긴 팀이 그 정도라면 77번 이기다 한번 진 팀은 더 받아야지…"라며 포상을 지시했다는 것.

현대캐피탈의 포상금 여파는 여자팀에도 미쳤다. 현대캐피탈이 삼성을 꺾던 바로 그날 도로공사도 올 시즌 일곱번을 모두 졌던 현대건설을 잡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소식을 들은 도공은 고민에 빠졌다. 2002년까지 여자부 만년 하위였던 팀이 1위를 이겼으니 포상은 해야겠는데 문제는 돈이 아니라 여론이었다.

도공은 지난달 봄 폭설에 따른 고속도로 대란으로 사장까지 사표를 낸 상황. 그래서 도공은 우승 이후로 포상을 미뤘다. 그런데 포상에 대한 기대 때문일까. 도공은 4차전에서 현대건설을 또 꺾고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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