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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 손 뗄까 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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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주식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일과 11일 이틀간 305포인트 빠졌다. 3000선도 위태로운 형국이다. 특히 국내 펀드 자금이 많이 투자된 홍콩 H주마저 이틀간 6% 떨어지며 본토 증시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초 14651포인트까지 올랐던 H증시는 한 달 새 13%나 하락했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 우려와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긴축 정책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풀린 돈이 아직 많고, 주가 하락폭이 과다했기 때문에 섣부른 펀드 환매는 오히려 손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주가 왜 떨어지나=지난주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올리겠다고 발표한 게 하락의 도하선이 됐다. 비록 시장 충격을 고려해 15일과 25일 두 차례로 나눠 올릴 방침이지만 한꺼번에 1%포인트를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요즘 넘치는 유동성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해외 핫머니가 급작스럽게 늘었기 때문이다. 4월 한 달간 중국 외환보유액은 744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중 500억 달러가 핫머니로 분석되고 있다. 홍콩과 중국의 금리 차, 중국 위안화 절상을 노리는 자금이다.

대개 풍부한 유동성은 증시에 호재지만, 최근 중국 사정은 좀 다르다. 한화증권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중국에 들어온 핫머니는 증시로 유입되지 않고 예금으로 들어가거나 부동산에 투자돼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달보다 떨어진 7.7%로 전망되는 시점에 전격적으로 지준율을 인상한 것도 이런 고민 때문이다.

◇어떤 업종 타격 입었나=지준율 인상으로 은행권에서 4200억 위안(63조원)이 묶이자 당장 은행 간 콜금리가 폭등했다. 은행 수익성이 나빠질 거라는 우려 때문에 9일 상하이 증시의 은행주는 무려 9.7%나 하락했다. 은행주가 30%를 차지하는 H주가 동반 하락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자금 사정이 빠듯해진 은행이 돈줄을 죄면 기업 수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장 대출 비중이 높은 건설·부동산주가 유탄을 맞았다. 고유가로 대표 기업의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수급 사정도 좋지 않다.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 있는 ‘중국 건축’이 상장될 예정이다. 공개 규모는 6조원에 불과하나 우량기업 주식을 배정받기 위해 400조원 가까운 돈이 몰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펀드 어떻게 해야 하나=긴축정책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신한BNPP운용의 봉쥬르 차이나를 운영하는 클로드 티라마니 펀드매니저는 “물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오른 만큼 기저효과 때문에 더 이상 크게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음식료 값은 이미 8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물가오름세가 주춤하면 긴축정책도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유동성 유입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점이 입증된 만큼 충격이 오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펀드를 환매할 시점은 아니라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권정현 연구원은 “이미 4~5월 반등 시점에 손절매를 할 타이밍을 놓쳤다”며 “아직 보유하고 있다면 다음 반등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히려 저가 매수 시점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 애널리스트는 “3000선이 깨지면 중국 증시 자체에서 저가 매수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중국 펀드가 없다면 투자를 고려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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