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조업 현장이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조선.의류 등 주력 제조업의 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8면

제조업 현장이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조선.의류 등 주력 제조업의 근로자 평균나이가 몇년새 많게는 5~6세씩 높아졌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직원 평균연령이 43세라고 한다. 신규 고용은 적고, 기존 인력은 해고가 안되고, 젊은층은 생산직을 기피하는 현상이 겹친 결과다.

인력의 고령화는 고임(高賃)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조직도 활력을 잃고 기술 발전도 부진하게 된다. 그 결과 기업은 경쟁력을 잃는 것이다. 특히 젊은 일손이 많이 필요하면서 앞으로 한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야 할 주력 제조업에서 이런 현상이 심하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데 있다. 결혼과 출산 기피 현상이 확산하면서 2010년부터는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은 이미 2000년에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노인이 7% 이상)에 진입했으며 2019년에는 고령사회(노인 비중이 14% 이상)가 될 전망이다. 머잖아 제조업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일할 젊은이'를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소비.투자는 물론 성장률과 재정지출 등 사회.경제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정부는 더욱 비상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장은 제조업에 젊은이들이 올 수 있게 해야 한다. 대기업 노조도 기득권 유지에 급급해 스스로 회사를 망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산업구조와 생산 설비, 임금체계 등 시스템 전반을 본격적으로 시대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 고령화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 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장려금 한두푼 주는 정도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제조업의 노령화는 조만간 우리 사회 전반에 나타날 고령화 시대 부작용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서두르지 않으면 그 부작용은 경제는 물론 국가 장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