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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등록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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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후보자 등록이 끝나고 2일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1일 대구시 송현동의 광고물 제작업체에서 한 직원이 주문받은 유세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여대의 유세차량을 주문받아 제작하고 있다. [대구=조문규 기자]

17대 총선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일 일선 선관위에는 전날 접수를 미루던 후보들이 뒤늦게 등록을 마치느라 진땀을 빼는 풍경이 속출했다. 개정 선거법에 따라 서류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후보 등록을 못 하는 후보들도 많았다. 특히 체납액이 수억원에 이르는 등 불리한 정보를 공개해야 했던 후보들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피하려는 듯 마감이 임박해서야 등록에 나서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탄핵 정국과 맞물려 정당별 지지도가 극명히 엇갈리면서 출마 포기가 잇따랐다. 선관위 측은 모든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후보가 등록해 이번 총선에서 무투표 당선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등록 과정에서 실수 다반사=마감시간인 오후 5시가 임박하면서 서류를 갖추지 못한 후보자들이 선관위 측에 "조금 있으면 서류가 온다"며 선처를 호소하거나 승강이를 벌이는 광경이 빈발했다.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려던 한국기독당의 정성일 후보는 소득세 증명서와 재산신고서를 내지 않아 해당 세무서에 급히 연락해 관련 서류를 팩스로 받았지만 결국 서류가 모두 도착하지 않아 등록하지 못했다.

예비후보자 47명 중 이날 오후 3시까지 28명만이 후보로 등록한 강원도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서류를 접수시켰다가 보완 요구를 받는 등 달라진 선거법을 안이하게 생각하다 어려움을 겪는 후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잇단 출마포기=통영-고성 선거구에서 무소속 출마 채비를 해온 최노석씨는 "무소속이 설 길이 좁아지는 것을 통감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친노와 반노로 이뤄지는 탄핵 정국 속에서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해 불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탁금 1500만원과 선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송파을 선거구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던 이석진씨는 "1주일 전 홍보물과 명함을 만드는 데 1000만원이 들었다"며 "후원자를 찾지 못해 등록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져 지지자들이 기자회견 장소로 알려진 호텔 입구를 봉쇄하기도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경남 거제)씨는 결국 이날 후보 등록을 마쳤다.

◇간발의 차로 비례대표 등록=조순형 대표 측과 추미애 선대위원장 측이 공천 물갈이를 놓고 사상 초유의 '옥새 전쟁'을 벌였던 민주당은 등록 마감시간인 오후 5시 직전 가까스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접수시켰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마감 30분 전 중앙선관위에 도착했으나 당에서 보내기로 한 기탁금 등이 오지 않아 접수시키지 못했다.

결국 당내 재력가로 알려진 김방림 의원이 다급하게 내놓은 수억원과 의원들이 현장에서 갹출한 수천만원을 합쳐 기탁금을 제출한 시각은 마감시간 5초 전이었다.

신용호.김성탁 기자<sunty@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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