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野, 개헌 저지선 확보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中)가 1일 오후 부산역에 도착해 환영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부산역 앞에는 KBS노래자랑 녹화에 참여한 1만여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부산=안성식 기자]

▶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일 전남 장흥군 동동리 노인정에 들러 지난주 자신의 60~70대 노인들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 용서를 구하며 절을 하고 있다. [장흥=오종택 기자]

17대 국회의원 선거전이 2일 시작됐다. 2주일 후인 15일 한국사회는 진로의 큰 방향을 잡게 된다.

◇총선에 무엇이 걸려 있나=집권 2기를 시작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여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열린우리당 의석 전망은 대체로 150~200석에 들어 있다.

열린우리당은 요즘 "후보 60%가 신인이어서 과반수를 장담하지 못한다"며 부쩍 몸조심 작전을 펴고 있다.

야당 쪽으로 보면 과반은 잃더라도 개헌저지선(100석)을 확보할지가 주요한 관전포인트다. 야당이 과반을 간신히 넘으면 열린우리당은 야당의원을 흡수해 여대야소를 만들려 할 것으로 야당 측은 관측한다.

의석수뿐 아니라 의석분포도 중요하다. 열린우리당이 영.호남과 충청에서 일정 의석을 얻어내면 13대 이래 최초로 전국정당이 등장하게 된다. 한나라당이 '영남지역당'으로 전락하느냐도 주목 대상이다. 40년 이상 전통 야당세력의 맥을 이어온 민주당은 생존 자체가 걸리게 됐다.

현재 추세라면 민노당은 5석 이상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60년대 진보당 이후 처음으로 진보정당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96년 충청권을 석권하며 화려하게 탄생했던 자민련은 비례대표 1번인 김종필 총재가 다시 국회에 들어갈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있다. 당선되면 그는 역대 최다선인 10선이 된다.

◇과거와 확 달라진 17대 총선=15, 16대처럼 17대도 일찍부터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시작됐다. 그러나 盧대통령의 총선-재신임 연계와 탄핵사태로 선거는 중간평가를 넘어 정권 재신임 차원으로 과열됐다. 정당들이 잇따라 총선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정책대결은 미미한 상태다. '인물'이란 변수도 과거보단 매우 약하다. 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유권자가 '묻지마 투표'보다는 인물비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번 선거는 정치개혁 바람의 한가운데서 치러진다. 각 당의 공천에 외부인 심사.여론조사.경선 등이 동원됐다.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에도 경선을 도입했다. 물갈이를 촉구하는 여론 속에서 현역의원 37%가 불출마.낙천 등으로 퇴장했다. 17대부터는 유권자가 지역구.정당을 찍는 1인2표제가 처음 실시된다. 17대에는 엄격하게 개정된 선거법이 적용돼 '깨끗한 선거'를 실천하는 원년이 될지 주목된다.

◇각 당 전략=한나라당은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전략을 구사하다 여당이 우세를 보이자 1당독재 견제론에 매달리고 있다. 1일에는 박세일 공동선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생.경제특위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정책공약 50선을 발표했다. 여기엔 주부.노인.장애인.저소득층 등까지 연금혜택을 확대하는 '1인1연금제'도입 등이 들어 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반대로 호남을 기점으로 전국 순회를 시작했다. 그는 '서남해 벨트'를 돈 뒤 2일 전국정당화의 성패가 걸린 영남을 공략한다. 열린우리당은 "총선은 탄핵세력에 대한 심판"이라며 탄핵반대 불길을 더욱 키우려 애쓰고 있다.

김진 정치전문기자<jinjin@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