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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졌네] 안산 고잔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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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이만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 수 있죠."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에서 만난 정모(45)씨는 자신을 안산에서 20년 넘게 산 토박이라고 소개하며 이 지역의 변화된 모습에 대해 한마디 던졌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농사 짓고, 바지락과 굴 캐던 곳이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 겁니다. 완전 딴 세상이 된 거죠."

286만평 규모의 안산 고잔지구가 신도시로서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 수자원공사가 1992년 첫 삽을 뜬 이래 10여년간 도로가 닦이고 아파트 단지가 속속 입주했으며 학교도 들어섰다. 다음달에는 20만평 규모의 호수공원이 개장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논과 갯벌이 아파트 단지로=안산 고잔지구는 계획도시인 안산시의 2단계 건설사업이다. 시화방조제 완공으로 바다가 막한 뒤 과거 '고잔벌'로 불리던 갯벌과 논밭이 이제는 아파트와 상가 건물로 꽉 차 있다. 이곳 주민들은 반월.시화공단 종사자가 많고, 이 때문에 40세 미만이 전체 인구의 70%를 넘는다.

아파트는 99년 말 입주를 시작해 현재 16개 단지 2만700여가구가 완공됐다.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는 모두 세 곳. 6월께 서해아파트 1954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하고, 대우푸르지오 6차 1790가구와 7차 1312가구가 2005년 8월과 12월에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 안산 고잔에서 8000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한 대우건설의 서영길 과장은 "처음엔 안산시민들만 관심을 가졌으나 지난해 6, 7차부터는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들이 많이 분양받았다"고 귀띔했다.

계획도시답게 도로는 뒷길까지 널찍하게 잘 닦여 있다. 지하철은 안산선이 신도시 끝까지 들어온다. 중앙역을 기점으로 서울 사당역까지 40여분, 서울역까지는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다.

안산시청에서 시원스레 뚫린 광덕로를 타고 직진하면 삼성에버랜드가 공사 중인 호수공원과 맞닿는다. 이 자리는 과거 유명했던 사리포구가 있던 추억의 장소다. 주민 최모(38)씨는 "호수공원은 주민들의 휴식처이자 고잔 신도시의 상징으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산 신도시의 호수공원을 생각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름에 비해 정작 호수 크기는 전체 면적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생활편의시설도 속속 들어서 까르푸.이마트 등 대형 할인점이 입점했고, CGV 등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개관을 앞두고 있다.

◆아파트 웃고, 단독.상가 고전=아파트는 외환위기 당시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모두 주인을 찾았다. 2000년 초 부동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기존 아파트값은 분양가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법원.검찰청 뒤편의 대우푸르지오 5차와 금강 3차, 호수공원 조망권이 확보된 대림 e-편한세상 등의 시세가 특히 강세다.

대림 e-편한세상의 조망권 좋은 로열층은 51평형이 4억3000만원 선이고, 61평형이 4억7000만원이다. 서해아파트 분양권은 호수공원이 보이는 41~48평형의 웃돈이 1억~1억5000만원까지 붙었고, 입주가 1년5개월 남짓 남은 대우 6차 웃돈은 5000만~7000만원을 호가한다. 이곳 부동산플러스 김경옥 사장은 "지난해 10.29 대책 이후 값이 주춤했다가 최근 들어 호수공원 개장이 임박하면서 급매물이 빠지고, 값이 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 분양될 아파트가 거의 없고, 분양가가 비쌀 것으로 보여 가격이 내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분양가 이하로 나온 매물도 적지 않다. 상가주택을 지을 수 있는 이주자 택지도 절반 이상 착공을 못 하고 있다. 고잔동 D공인중개 사장은 "애초 계획단계부터 상업용지가 너무 많았던 탓"이라며 "주민들은 상가가 많아서 나쁠 게 없지만 상가 주인이나 임차인은 상권이 활성화될 때까지 몇 년은 마음고생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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