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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265 - 앙증맞다/수라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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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평균 시청률 45%대를 유지하며 드라마 '허준' 때와 같이 한의학과 건강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대장금'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에 어린 장금이로 나온 '앙징맞은' 어린이 연기자는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어찌하면 수랏간 최고상궁이 될 수 있사옵니까?" 등의 명대사를 남기며 인기를 끌었다."

위에 나오는 '앙징맞은'은 틀린 말이다. '작으면서도 갖출 것은 다 갖추어 아주 깜찍하다'라는 뜻으로는 '앙징맞다'가 아니라 '앙증맞다'를 써야 한다. 따라서 위의 '앙징맞은'도 '앙증맞은'으로 고쳐야 한다.

'앙증맞다'는 "하늘하늘 얇은 만두피에 한입에 들어갈 만큼 앙증맞게 빚어낸 개성만두" "4월의 야생차 새잎은 마치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기들을 보는 것처럼 여리고 앙증맞다"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또 한 가지 수랏간(水剌間)도 사이시옷이 없는 '수라간'으로 쓰는 게 옳다. 한자어로만 된 말에는 원칙적으로 사이시옷을 쓰지 않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전셋방(傳貰房).제삿상(祭祀床).마굿간(馬具間).소숫점(小數點) 등도 사이시옷을 붙여 쓰기 쉽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전세방.제사상.마구간.소수점 등으로 써야 한다.

그러나 숫자(數字).횟수(回數).셋방(貰房).곳간(庫間). 찻간(車間).툇간(退間)은 한자어로만 되어 있지만 예외로 인정해 사이시옷을 넣어서 쓴다.

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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