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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126) 서울 강북갑 열린우리당 오영식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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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부패’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민의 대표자로서 누구보다 청렴해야 할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보편적 이익보다 자신의 편협한 이익 챙기기에 골몰했던 게 사실입니다. ”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은 서울 강북갑 오영식(39) 후보는 정치 개혁의 시급한 과제로 부패 정치 청산을 첫손꼽았다. 지금과 같은 정치 환경에선 경제 성장이 어려울 뿐더러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로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정치 부패를 없앨 수 있다고 강변했다.

“우리 정치가 잘못되었다고 정치를 외면해선 안 됩니다.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영원히 ‘그 나물에 그 밥’일 수밖에 없어요. 결국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권리마저 침해 당하고 맙니다.”

오 후보는 전형적인 386운동권 출신이다. 88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있으면서 전대협 제 2기 의장을 지냈고, 3년간 옥고를 치렀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건 16대 총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본부 청년위원장을 맡으면서다. 이후 16대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청년위원장을 지냈다. 참여정부 출범 당시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농림부 장관으로 입각,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했지만 열린우리당으로 옮기면서 금 배지를 포기했다.

“참여정부 제1호 국회의원이었죠.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자세로는 정치 개혁이란 시대적 과제를 이루기 힘들다고 판단해 의원직을 버렸습니다만. 7개월간의 짧은 의정 경험이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민의를 대변한다는 게 얼마나 막중한 일인지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참여정부 원년에 대해 정치를 제 자리로 돌리는 전환기였다고 평가했다. 남은 기간은 지금까지 드러난 우리 정치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실천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더욱 이번 17대 총선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전환기엔 필연적으로 고통과 혼란이 따릅니다. 이제 참여정부에 부여된 역사적 과제, 곧 정치개혁을 앞장서 실천해야죠.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바로 구태 정치입니다. 경제 발전과 국민 통합을 조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치가 바로서야 합니다.”

그는 지방분권 시대에도 국회의원과 지자체간에 역할 분담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서로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에겐 철학과 비전이 필요하지만, 일정한 범위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입법 활동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오영식 후보는 전대협 2기 의장을 지냈다. 386 세대를 향한 일각의 부정적 시선에 대해 그는 일부의 과오나 오류를 들어 전체를 비난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중견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해당 분야의 동량들이야말로 진정한 386이라고 말했다. 그는 386 정치인들의 국정경험과 지적 수준이 선배들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는 어느 세대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진=지미연 월간중앙 기자

“강남북 균형발전 특별법안이나 교육복지 투자우선 지역 전면 확대는 국토의 균형 발전을 꾀하고 교육 낙후 지역을 없애려는 것으로, 말 그대로 국가적인 사안입니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낙후된 우리 지역구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들이죠. 이를 지역간 편차 없이 균형 있게 추진하려면 지자체와 국회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합니다.”

유독 지자체와의 협조를 강조하는 건 그가 출마하는 강북 지역의 여건이 모든 면에서 강남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 여건의 개선을 지역 현안 1순위로 꼽았다.

“강북은 학교시설을 포함해 교육 인프라가 노후화돼 있어요. 특히 중학교와 유아 교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요. 지금 시범적으로 시행 중인 교육복지 투자 우선지역을 확대해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또 다른 현안으로 그는 교통 문제를 들었다. 이 지역은 교통 지옥이라고 불릴 만큼 출퇴근 시간대에 혼잡도가 높은 곳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미아·삼양 경지하철 건설입니다. 나아가 도로를 확충하는 한편 마을버스 노선 재조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오 후보의 유력한 경쟁자는 이곳에서 내리 3선을 한 한나라당 김원길 의원이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이 당으로 이적했다. 이런 배경에서 두 사람의 대결을 이른바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인사의 일전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는 “김 의원은 지역내 기반이 만만치 않고,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95%를 웃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그러나 “이제 강북갑 유권자들도 새로운 정치를 희망할 것”이라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3월 20일을 전후해 실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오 후보의 우위를 확인했다(김원길 12%, 오영식 30%).

“구태 정치에 질리셨죠? 그렇다고 정치를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정치권을 정화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바로 국민입니다.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정치적 의사 표시일 수 있지만, 이번만은 꼭 투표해 주십시오. 우리 정치를 바꿀 때 우리가 바라는 사회가 더 일찍 옵니다.”

김미정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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