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은 US오픈 골프 조 편성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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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미국골프협회(USGA)가 12일 밤(한국시간) 개막하는 US오픈을 앞두고 세계랭킹 1, 2, 3위인 타이거 우즈(미국), 필 미켈슨(미국), 애덤 스콧(호주)을 한 조에 묶었다. USGA는 6일 “1, 2라운드에서 세 선수가 한 조에서 경기하면 TV중계 시청률이 오르고 팬들의 관심도 늘어날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관례를 벗어난 조 편성이 발표되자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AP 등 미국 언론은 “경기가 열리는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골프장은 교통혼잡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며 모든 관중이 한 조만 따라다녀 큰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은 또 우즈와 미켈슨, 스콧 조의 성적 역시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릎 수술을 한 뒤 처음 출전하는 우즈와 왼손잡이 미켈슨이 샷마다 신경전을 벌이다 나쁜 스코어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골프닷컴도 “서커스나 쇼라면 모르지만 골프의 가치를 지켜야 할 USGA가 복싱 프로모터 돈 킹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난했다. 최고 선수들이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맞붙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골프대회에선 랭킹 1위 선수와 넘버 2를 오전과 오후 조로 떨어뜨려 놓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래야 관중을 분산시키고 TV가 이틀 내내 중계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일부 골프 팬들은 이런 조 편성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갤러리는 혼잡한 탓에 고통을 겪겠지만 집에서 TV중계를 지켜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라는 것이다.

한편 USGA는 마스터스 챔피언(트레버 이멜먼, 잭 존슨, 마이크 위어), 장타자(버바 왓슨, J B 홈스, 브렛 웨터릭)와 단타자(프레드 펑크, 제프 슬루먼, 다니구치 도루)별로 조를 편성했다. 현지 언론은 개그 조 편성이라고 비꼬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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