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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혈투’보느라 밤 새 ‘혈안’되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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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의 재미는 월드컵을 능가한다. 다닥다닥 붙어 사는 유럽에서 어느 나라끼리 맞붙어도 사연 많은 혈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유로 2008 조별리그에서 놓쳐서는 안 될 5경기를 엄선했다.

# 1. 독일 - 폴란드(B조·9일)

흘러간 옛 이야기도 때가 되면 새삼스레 분노로 되살아나는 것이 축구장의 법칙이다. 독일과 폴란드의 대결은 아우슈비츠(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포로수용소)로 상징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만남이다. 중요한 국제대회에서 독일에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폴란드가 우승 후보 1순위 독일에 한풀이를 할 수 있을까.

# 2. 네덜란드 - 이탈리아(C조·10일)

유로 2000 준결승전에서 혈전을 치른 두 팀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네덜란드는 두 차례 페널티킥을 모두 실축했고, 결국 0-0으로 비겨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가 승리했다. 지옥의 조로 불리는 C조에서 양팀은 꼭 서로를 밟고 일어서야 한다.

# 3. 체코 - 포르투갈(A조·12일)

사연이 많지도 않고 사이가 나쁘지도 않은 두 나라지만 경기 자체만으로 기대가 되는 매치업이다. 유럽에서 가장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두 나라는 다이내믹한 경기 운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달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호날두(맨유)의 승부차기를 막아냈던 체흐(첼시)가 포르투갈의 공격을 이끌 호날두와 어떤 승부를 펼칠지도 관심사다.

# 4.프랑스-이탈리아(C조·18일)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두 나라의 재대결이다. ‘지단 박치기’ 사건으로도 유명했던 당시 경기는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승리로 끝이 났다. 비록 지단은 은퇴했지만 옛 기억이 생생한 프랑스 선수들은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지단을 쫓아냈던 마테라치도 출전한다.

# 5. 러시아 - 스페인(D조·11일)

운명의 장난인가. D조의 스웨덴을 제외한 스페인·러시아·그리스 세 나라는 유로 2004 때도 A조에 함께 있었다. 4년 뒤 같은 무대에서의 재대결은 감회가 새롭다. 러시아는 4년 전 스페인에 패한 이력이 있지만 이제는 마법을 몰고 다니는 히딩크 감독을 앞세워 스페인 격파에 나선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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