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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웃음에 급급한 시트콤-"간큰 남자""두아빠"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시트콤(시추에이션 코미디)의 설자리는 없는가.방송 3사가 내보내고 있는 시트콤이 아직 제자리를 못찾고 있다.시트콤의 묘미를 살리지 못한 채 옅은 「웃음만들기」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시트콤은 SBS의 『LA 아리랑』(월~금 밤9시20분)과 MBC의 『두아빠』(월~목 저녁7시40분),KBS의 『간 큰 남자』(목 밤8시30분)등 3편.
이 가운데 지난 7월 시작해 연조가 가장 긴 『LA 아리랑』만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을 뿐 「모방」에 가깝게 급조된 나머지 두 작품은 방향설정이 모호해 단순한 홈코미디 수준에 머물고있는 실정.
『LA 아리랑』의 주병대 PD는 『시트콤은 30분 정도의 제한된 시간에 사건의 발단부터 결론까지 도출해야 하는 「상황 코미디」』라며 『제작자들의 정교한 기술과 노력이 없으면 성공하기힘든 장르』라고 밝혔다.
『LA 아리랑』은 LA의 한 교민가정을 모델로 매회 10여명의 고정출연자를 등장시켜 그날 그날의 다양한 해프닝을 담고 있다. 방영 초기에는 억지웃음과 교민들의 애환이 배제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일정한 수준에 올라 「성공 가능작」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그러나 『간 큰 남자』와 『두 아빠』는 시트콤으로서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간 큰 남자』의경우 무대가 여러 곳으로 분산돼 구성이 복잡하고 사건의 연속성이 지나치다는 평가다.50분이란 시간도 너무 길다.
KBS는 이같은 사실을 인식,다음주(7일)부터는 출연자를 교체해 홈코미디 형식으로 바꿀 계획이다.드라마 제작국 최상식 주간은 『시트콤이란 부담감 때문에 출연자들의 오버액션이 심하고 극의 논리성도 빈약해 힘든 과정이었다』고 고백했다 .다음주부터백일섭.박원숙 부부가 빠지고 전원주가 투입돼 새가정을 구성한다.『두 아빠』는 『간 큰 남자』에 비해 오히려 시간이 너무 짧아 고전하는 경우.한 방송관계자는 『짝 사랑하던 여자의 아기를키운다는 설정 자체부터 무리여서 일 일드라마라면 몰라도 시트콤으로는 부적합한 소재』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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