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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명품차에 올라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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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남자에게 자동차와 손목시계는 제품이 아니라 로망이다. 시계를 손목 위의 자동차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드림카와 명품시계 업체들은 이를 반영해 자동차 이미지를 빌린 시계를 내놓는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의 고객들만 구입할 수 있었던 태크호이어의 ‘SLR 크로노그래프’가 대표적이다. 벤틀리의 럭셔리카 ‘컨티넨탈 GT 스피드’와 브라이틀링 ‘모터스 T’, 람보르기니의 컨셉트카 ‘미우라’와 이를 기념하는 ‘미우라 1966 애니버서리 오토매틱’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제휴 마케팅이 최근엔 드림카와 정보기술(IT) 제품에서도 활발하게 벌어진다. 이탈리아의 수퍼카 페라리가 대표적이다.

노키아는 지난해 페라리 F612의 디자인을 본뜬 휴대전화 ‘어센트 페라리 60’을 한정품으로 제작했다. 페라리의 시트커버에 쓰이는 천연가죽과 나사를 사용했다. 본체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었다. 가격은 2300만원이나 했지만 지난해 가을 60개가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됐다.

미국 모토로라도 페라리의 이미지를 적용한 ‘모토 Z8’을 출시해 현재 유럽에서 팔고 있다. 배경화면에 페라리의 로고가 뜬다. 테두리는 페라리의 고유 색상인 빨간색으로 장식했다.

회사 관계자는 “1990년대 초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시작한 페라리 머천다이징 상품 시장 규모가 1년에 1조원이 넘는다”며 “점차 IT 상품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드림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노트북 PC도 있다. 대만 컴퓨터업체 아수스는 올해 초 람보르기니의 고유 색상인 고광택 옐로로 장식한 ‘VX2 노트북’을 내놨다.

프리미엄 세단을 지향하는 현대차 제네시스의 경우 패션 브랜드와 제휴를 시도한 적이 있지만, IT 제품은 아직 없다. 현대차는 올 초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프랑스 패션업체 듀퐁과 손잡고, 제네시스 로고가 찍힌 펜과 지갑·만년필을 선보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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