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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부도상담 급증-비자금 수사 확대로 자금난 가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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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친인척 돈과 부동산을 담보로 사업을 하다가 부도를 냈다.가족전체가 길바닥에 나 앉을 판이다.가족들이 피해를 안 볼 방법은 없는가.』『부도를 내면 실형은 얼마나 살 것 같은가.』 비자금 여파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팔기회(八起會) 문을 두드리는 부도 직전의 중소기업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 어음할인 창구인 사채시장이 비자금 한파로 얼어붙자 영세 중소기업들의 운전자금 융통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팔기회는 93년 부도 전후의 중소기업을 돕기위해 부도 경험이있는 경영자들이 모여 만든 임의단체.
팔기회 윤한기(尹漢基)사무국장은『이달들어 평소의 갑절규모인 하루 15명 안팎의 중소기업인이 우리를 찾고 있다』며『비자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자금수요가 절정에 이를 연말께 무더기 부도사태마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팔기회에 호소하는 부도위기의 기업 유형을 보면 연매출 20억원 안팎의 영세업체가 대부분.지역적으로는 대구.마산.창원등 지방기업이 많은 편.또 최근 부도를 낸 상일가구.논노등의 대리점주인들이『대응방법을 알려달라』며 매달리고 있으며 특히 회사경영이 어렵자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경영자를 수소문 해달라는 가족들의 안타까운 호소도 들어오고 있다.
막다른 자금난에 몰린 이들 기업들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부도컨설팅」을 의뢰하고 있지만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대부분. 팔기회는 이에따라 부도처리 전후의 기업을 대상으로▲공장을계속 가동하면서 빚을 갚거나▲구사대 결성등 부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법등을 소개해주는데 그치고 있다.
尹국장은『부도위기에 놓여있는 기업들에 자금지원 알선등 직접적인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다』며『그러나 부도경험이 있는 회원들의 공동출자로 부도업체를 회생시켜 보려는 케이스도 있다』고 소개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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