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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측근 법적대응 시동-한영석.김유후 변호팀 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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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구속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측근들이 향후 법적대응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盧씨측은 우선 그간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던 변호사선임을 조기에 완료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盧씨의 측근인 한영석(韓永錫)전 사정수석은 20일 『김유후(金有厚)변호사와 함께 盧전대통령의 변호를 맡기로 했다』며 『21일 전후로 선임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盧씨측이 변호사선임을 서두르기로 한 것은 현재 상태로선 盧씨와의 대화통로가 불가능하기 때문.
일반인자격 면회때는 교도관이 대화내용을 검열토록 돼있어 비밀유지가 안됐던 상황이다.
그러나 변호인이 미결수를 접견할 때는 교도관이 그 내용을 청취할 수 없고 보이는 거리에서 감시만 할 수 있을 뿐이다.
盧씨가 변호인과 접견할 때 아직 밝히지 않은 대선자금내용.비자금 조성내용.사용처등이 나온다면 이는 하나하나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이런 점 때문에 연희동측은 변호사 조기선임의 필요성을 느꼈던 셈이다.
盧씨의 한 측근은 『변호사와 함께 정해창(丁海昌)전비서실장,정구영(鄭銶永)전검찰총장,서동권(徐東權)전안기부장등 법조인출신측근들이 함께 자문하는 형태의 변호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가 법원과 검찰을 가장 잘 통제했던 시기로 알려진 6공의 법무부장관(정해창).검찰총장(정구영.서동권).법제처장(한영석).서울고검장(김유후)등이 막후에서 상의해 나가는 막강한 팀이 되는 셈이다.
특히 盧씨가 이미 구속수감돼 여론이 다소 수그러들었다고 판단한 측근들은 최근 검찰.법원 후배등에게 돌아가는 분위기를 귀동냥까지 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재판과정에서는 국민여론과 정치권의 동향등에 초점을 맞춰 변호의 수위를 조절한다는 게 율사측근들의 판단이다.
韓전수석은 『盧전대통령의 재판은 결국 국민들이 하는 것이며 법리논쟁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정정당당히 따질 것은 따져 보겠다』는 입장이다.
여론을 봐가면서 정면승부는 피하되 뇌물과 정치자금의 논쟁만큼은 재판기록에 남겨 최소한의 명예는 만회해 놓겠다는 생각이 엿보이는 셈이다.
측근들은 또 주요 변수인 재판기일에도 적잖은 신경을 쓰고 있다.법원이 집중심리제를 도입할 경우 1심재판이 연내에 끝날 수도 있다.반면 정상적인 재판이 진행될 경우 내년 5월까지 재판을 끌 수도 있다.
盧씨의 한 측근은 『재판과정이 단시일내에 끝날 분위기면 향후보석.사면등 盧씨의 신병처리쪽에,장기로 갈 경우 법리논쟁.선고형량 낮추기 등에 무게중심을 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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