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장원-안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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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눈 부빈 새벽창에 안개 놓아 그린 敍景 지난 밤 오래 깨어 총총 짚은 별을 털어 대숲은 배경 거두고 귓속 가만 앉습니다.
어디 그 많은 물기 담았다 풀어 냅니까.
저 풀잎 젖은 흔적 묏등도 깊게 숨어 꽃 지듯 번질 것같은 울음 첩첩 거두고요.
흙으로 누운 세월 허물어진 담을 돌며 자죽자죽 밟아와서 너비만 더한 길 옆 실뿌리 한사코 뻗어 갈라진 뜨락 가슴.
이슬 마른 가지 끝 제 무게로 휘어 있고 굽어 다락진 밭 손서툰 이랑은 긴데 깁고 또 기운 얼굴에 아침해를 받습니다.
김동호〈대구광역시달서구송현동898의4 대서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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