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分黨 초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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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만 국민당(國民黨)이 전면적인 분당위기를 맞고 있다.
리덩후이(李登輝)총통에 맞서 일찌감치 대권도전을 선언했던 린양강(林洋港)국민당 부주석은 15일 비주류 거두인 하오바이춘(학柏村.부주석겸 전행정원장)을 부총통후보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이들은 15일 오전 타이베이(臺北)국빈반점에서 러닝메이트 확정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민당은 지난 93년 소장층 인사들이 탈당,신당(新黨)을 창당하고 지난 8월 천뤼안(陳履安)전감찰원장이 국민당과는 별도로총통선거에 나서는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이번에 당내 거물들인 林-학이 李총통-롄잔(連戰.행정원장)에 맞서 출마를 강행한 것은 창당 101주년을 맞는 아시아 최고(最古)정당 국민당이 깨지는 상황에 빠졌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자진 탈당보다는 주류측으로부터 제명당하는 것이 득표에 유리하다는 판단아래 당분간 국민당에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가 독자 행보에 나서게 된 것은 총통후보 선출문제와 함께 대만독립을 둘러싼 노선싸움 때문이다.
비주류측이 중국-대만 통일노선이라면 주류측은 내심 대만독립을점진적으로 취하는 양상이다.국민당은 창당이후 20년대 반공노선,30년대 후반 항일노선을 놓고 분열조짐을 보였으나 지금처럼 상황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국민당 비주류의 탈당뒤 내년 3월 치러질 총통직선에는민진당의 펑밍민(彭明敏)을 제외한 다른 4명의 후보가 모두 국민당출신이 될 판이다.국민당내에서는 李총통과 린양강.천뤼안.왕젠쉔(王建煊)등 4명이 이전투구를 벌이다가 자칫 민진당쪽에 표를 몰아주는 사태를 우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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