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구장설비.팬 질서는 언제 일본 따라잡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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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95한일 프로야구 슈퍼게임에서 한국이 기대이상의 좋은 결과를나타내고 있어 취재기자들도 덩달아 어깨가 으쓱해진다.
특히 한국특파원을 지낸 도쿄신문의 한 기자가 우리말로 『일본이 너무 못해 창피해요』라는 말을 했을땐 흐뭇한 마음이 들기도했다. 3승3패를 목표로 했던 한국이 이미 2승1무를 기록,남은 경기결과에 관계없이 4년전보다 많은 실력향상이 있었음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외적인 면에서 한국야구를 일본에 비춰보면 오히려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경기장 질서와 운동장 설비가 야구실력차 이상으로 뒤지기 때문이다.
슈퍼게임이 치러진 도쿄돔과 요코하마구장,그리고 고시엔구장의 시설.환경은 한국에 비해 너무나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시설물이 깨끗함은 단연 두드러진다.
야구팬들은 스탠드를 깨끗하게 유지해 경기가 끝난뒤 운동장 청소를 하는데는 불과 한시간이 채 안걸렸고 스탠드에서 담배를 피우지도 않는다.
관중들이 마구 버린 쓰레기때문에 경기후 불을 켜놓고 3~4시간 걸려야 청소가 끝나는 한국의 현실과는 대조적이었다.
일본야구팬들의 관전매너도 훌륭해 상대팀의 멋진 플레이가 연출될 때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더군다나 야유는 찾아볼 수 없다. 야구장들도 최소 3만명 이상의 관중석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관중들을 위한 각종 편익시설이 완벽해 어린학생들이 견학할 정도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국민의 스포츠」로 자리잡은 한국프로야구도 이젠 향상된 야구실력 만큼 전용경기장 확보와 함께 팬들의 질서의식도 선진화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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