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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당선인들 “상임위? 실속 먼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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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실속이 최우선이다.”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당선인들의 상임위 ‘자리 다툼’이 치열하다. 허세(虛勢)보다 실속이 우선이다.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실세들이나 야당 중진 의원들이 허무하게 낙선하는 것을 보면서 “여의도에서 아무리 유명해도 지역구에서 외면받으면 끝”이란 학습 효과가 생긴 것이다.

①“지역구 민원 해결이 최우선”=지역구 민원을 해결해 주민들에게 바짝 다가서겠다는 실리형이다. 거제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윤영 당선인은 “건설교통위를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다. “지역구 4면이 바다인데 건교위가 국토해양위로 바뀔 경우 나보다 적합하고 절실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서울 정무부시장 출신의 한나라당 권영진(서울 노원을) 당선인은 교육위를 희망한다. 그의 지역구는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지역이다. 학원이 많아 ‘강북 교육 특구’로 불리는 중계동도 자리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노원구가 강남구보다 뒤지지 않게 만들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민주당 김성순(서울 송파병) 당선인은 “2009년부터 송파신도시가 추진되면 기존 주거지역의 생활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건교위를 지망했다.

②“상반기는 큰 정치, 하반기는 지역 밀착”=일단 정책 경험을 쌓은 후 지역구 민원 해결에 도전하겠다는 경우다. 서울 강서갑의 한나라당 구상찬 당선인은 “중국통인 만큼 상반기엔 외교통상위를 지원한 뒤 하반기엔 행자위나 건교위에 가서 공약으로 내건 뉴타운 지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재선의 한나라당 진수희(서울 성동갑) 의원도 상반기엔 산자위를 지망해 자원외교에 힘쓰고 하반기엔 교육위나 행자위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당 관계자는 “상반기엔 큰 정책을 다뤄 언론 노출 빈도가 상대적으로 큰 상임위에서 활동한 후 하반기에 지역 이슈를 다룰 상임위에서 실속을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③“경력 관리 챙긴다”=중진들의 경우는 상임위 선택에서 ‘경력 관리’라는 목표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보건복지위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선 고지에 오른 박 전 대표는 국방위·통외통위·산자위·환노위·과기정통위 등을 두루 거쳤다. 그래서 차기 주자로서 앞으로 중요해질 보건복지 분야의 경험을 쌓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나라당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는 국방위를 원한다. 4선에 이르기까지 국방위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주변에선 “홍 의원이 더 큰 목표를 위해 경력 관리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대표 주자인 민주당 추미애 당선인은 재경위를 희망하고 있다. 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경제 이슈에서 자신이 이명박 정부와 확실한 차별성을 갖겠다는 포부 때문이다.

권호·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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