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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2루타 행진 "신고식 괜찮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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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타석, 첫 안타, 첫 타점의 순간. 이승엽이 27일 일본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일본 프로야구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로부터 1회 2사 1루에서 우익 선상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도코로자와=연합]

"일본 투수들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기 때문에 짧고 간결한 스윙을 하겠다."

이승엽(롯데 머린스)은 일본 프로야구 개막 하루 전인 지난 26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홈런보다 정확한 타격을 앞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방망이 무게도 평소보다 가벼운 920g짜리를 잡았다.

이승엽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27, 28일 일본 사이타마현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2루타 두 개를 쳐내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특히 27일 개막전 첫 타석에서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인 세이부의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로부터 결승 2루타를 뽑아 한국의 '국민타자'라는 자존심도 곧추세웠다. 이승엽은 27일 4타수 1안타.1타점.1득점에 이어 28일 4타수 1안타.1득점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한국시절 머리가 좋은 타자로 통했다. 학습능력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이승엽의 머리는 일본에서도 빛났다. 27일 선발 4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은 0-0이던 1회 초 2사1루에서 등장, 마쓰자카와 대결했다. 마쓰자카는 볼카운트 2-1에서 승부구로 126㎞짜리 체인지업을 던졌다. 지난 14일 시범경기에서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던 그 공이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번에는 기다리고 있다가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장쾌한 2루타를 터뜨렸다.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지능'과 가운데 높게 몰린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은 승부사 '감각'이 이끌어낸 안타였다.

개막전 첫 타석에서 첫 안타, 첫 타점으로 출발한 이승엽은 수비 송구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한 뒤 후속타자의 적시타 때 첫 득점까지 기록했다. 롯데는 1차전을 5-3으로 이겼다.

28일 2차전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나선 이승엽은 0-0이던 2회 초 첫 타자로 등장, 세이부의 왼손선발 미쓰이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그대로 맞히는 대형 2루타를 터뜨렸다.

이승엽은 3회 3루 땅볼, 5회 우익수 플라이, 8회 유격수 땅볼을 쳤다. 이승엽은 7회말 수비 도중 허리통증을 느껴 9회말 매트 프랑코로 교체됐다. 경기는 세이부가 10회 연장에서 3-2로 이겼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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