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성에 편한 車' 경쟁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자동차 업계에서 '여심(女心)'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정에서 차를 고를 때 주부가 결정권을 쥘 뿐 아니라 여성이 소유주로 등록하는 승용차 비중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여성들이 큰 차체와 강인한 외관 때문에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도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는 28일 "소형 SUV 투싼을 새로 발표한 뒤 사흘간 5847대가 계약됐는데 이 중 여성 고객이 34.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처럼 여성 계약자가 많은 것은 개발단계부터 젊은 전문직 여성들을 겨냥했던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치마를 입은 여성이 편하게 승하차할 수 있게 운전석을 낮추고 차체 길이도 기존 SUV보다 175㎜ 정도 짧게 설계해 여성 운전자들이 굽은 곳을 돌거나 주차를 쉽게 할 수 있게 배려했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디자인 및 차량 성능팀에 아예 여성 전문가를 포진시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SM5의 경우 여성고객 비율이 초기엔 12%에 그쳤으나 올해는 25%로 높아졌다. 준중형차인 SM3는 2002년 내놓을 당시부터 여성 운전자를 광고에 출연시키는 등 여성을 집중 공략했다. 발표 당시 여성 고객 비율이 39%였지만 올해는 55%로 절반을 넘어섰다.

쌍용차도 지난해 말 SUV인 2004년형 렉스턴을 발표하면서 후방장애물 감지시스템 등 편의사양을 추가하고 여성 아나운서 모델을 기용해 전문직 여성들이 선호하는 차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GM대우차는 1997년 업계 처음으로 커플카 개념으로 라노스를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각각 출시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여심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2월 말 현재 승용차 등록 대수 1353만4000여대 중 소유주가 여성으로 등록된 차량은 207만5300대(20%)를 차지한다. 특히 수입차는 지난해 개인 등록자 중 여성이 36.4%나 됐다.

장정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