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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정책이 금융허브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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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이 외국자본을 계속 유치하고 동북아의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선 일관된 정책만큼 중요한 게 없다."

호주계 투자은행인 매쿼리그룹의 존 워커 한국대표(50.사진)는 20일 서울 매쿼리코리아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동북아 금융허브를 꿈꾸고 외국자본의 유입을 희망하면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모순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 자본은 안정된 투자환경을 투자의 최대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커 대표는 "최근 5%룰 개정은 한국 정부의 제도 정비 차원이므로 국내에 투자 중인 외국인들은 불평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며 "제도 변경 이후에도 한국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계속 투자하고 그렇지 않으면 한국을 떠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 대표는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매쿼리코리아는 한국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어 장기투자 대상 국가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쿼리는 2000년부터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해 국민.신한.우리 등 시중은행에 주식과 환율 변동을 활용한 파생금융상품 개발 기술을 공급하고 있으며 IMM 등 자산운용회사와 제휴해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워커 대표는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들여와 한국 기업을 직접 인수하는 외국인과 달리 매쿼리는 한국 금융회사와 공동투자 방식을 통해 금융기술과 전문성을 전수하는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쿼리는 현재 250명 가운데 80%의 직원을 한국에서 채용했다. 이들 중 일부는 호주 본사는 물론 해외 지점에 파견돼 선진 금융기법의 전문가로 육성된다.

그는 "현재 광주 등 지방에서 도로와 항만 건설을 위해 자금을 조달해주는 프로젝트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자문, 부동산 투자를 위한 펀드운용 등에서 한국인 실무자들이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사업을 확장하면서 최소한 50명을 한국에서 채용할 계획"이라며 "주요 대학을 돌며 직접 인재를 발굴할 계획이며 영어 실력보다는 열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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